그가 기타를 어께에 둘러매고

기타 머리에 난 여섯개의 나사를 돌려가며

의도한 건 기타와 그의 주인

이 둘만의 대화

 

그러나 잔잔하게 흘러나간 기타의 목소리

그걸 들은 사람들은 환호하고 있었다

 

드디어

거미줄처럼 얽힌 철근 사이로

강렬히 빛을 내리 쬐는 조명들

조명들의 눈이 향하는 곳은

둘 만의 대화를 끝마친

기타와 그의 주인이었다

 

사람들은 더욱 크게 환호하고 있었다

 

둑으로 막아놓은 물을

가뭄이 가져온 갈증과 실증을 참을 수 없어,

둑을 터뜨려 한꺼번에 흘려보내면

쌓여있던 시간은

흐르는 힘이 되어

역동적인 춤으로 변모하는 것이었다.

 

그의 손놀림은

길지만 힘없이 이어지는 흐름이

맥아리 없이 졸졸거리는 시냇물이

결코 아니었다는 것이다

 

느린 손놀림은

그 뒤에 바다보다 넓은 물을 감춰두고 있다가

마침내 한 줄

그리고 또 한 줄 튕길 때마다

너나 할 것 없이 환호성과 몸을 맡기는

웅장한 파도의 춤사위였다

 

어쩌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그와 기타와의 대화를

우리가 즐거운 마음으로 엿들으며

흥겨운 마음이 그렇게 파도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하늘에 퍼져 일렁이는 파도의 대화이지만

나의 귀는 잊지 못하고 갈증에 젖는다

느림 속에 무게 있던 그 흐름을

오늘도 들이킨다

빠른 세상이 흘러 나오는 앰프

잠시라도 잭이 뽑히길 바라며

 

 

 

<블루스 기타리스트, 스티비 레이 본>

-걸스데이의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