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물

 

 

 

커튼 사이로 빛을 더듬자 비가 내렸다.

올해도 장마는 천장을 비집고 우리 세 식구를 파고들었다.

마른기침을 내뱉다 잠든 어머니의 퍼런 손등 위로 빗물이 뚝뚝 떨어졌다.

바닥에 깔린 철 지난 신문지들이 맥없이 젖어갔다.

아버지는 사방으로 휘는 젓가락을 움켜쥐었다.

술취한 밥상이 비틀거리며 엎어졌다.

방 안에는 바람이 남겨놓은 굴곡만 텅텅 울렸다.

희미한 백열등이 한 동안 휘청거렸다.

 

 

 

창 너머로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자 창살이 밖에도 있는 것 같다.

밖에는 사람들의 그림자 밟는 소리가 점점 무성하게 들려오고,

빗방울은 밀린 고지서처럼 방 모서리까지 서서히 스며들었다.

바닥에 겹겹이 쌓여가는 빗물과 빗물,

그 사이 파장이 끊이질 않았다.

백열등이 한번 휘청 일 때마다

나는 웅크리며 빛과 비 사이에 고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