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맺힌 땀을 양분삼아
내 손에 뿌리 내린 컴퓨터 싸인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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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은 네 손이 쥔 한 줌의 흙에서도
싹을 틔우고
커다란 나무가 될 수 있단다\'

하긴, 태양빛이 이렇게나 뜨거운데
나무 그늘 하나 없이 산다는 건 말이 안 되죠...

그런데,
태양빛을 너무나 피하고는 싶은데,
씨앗은 제 손의 흙으로는 만족하지 않아요
흙 밑의 제 손바닥까지 뿌리가 뚫고 들어와요

너무 아파요

흙을 치우면 드러나는
피투성이의 구멍 뚫린 손바닥을 보면
더욱 아파서
눈물이 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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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무응답으로 둘은 입을 다물었다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그저 책상위 시험지만 바라볼 뿐이었다
피투성이의 손으로 컴퓨터 사인펜을 쥐고
빈 공간에 자신의 운명을 칠하고 있을 뿐이었다

운명은 나무가 자라도록
허락해줄것인가


<6월 모의고사를 앞두고>
-걸스데이의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