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버스 안
다른 좌석들이 꽉 찼기에
엄마는 아이를 무릎 위에 앉힌다

다음 정류장
몇몇의 사람들이 좌석을 떠난다
그걸 보고 있던 아이는
방금 주인 없어진 좌석에 재빨리 앉는다

'좀 있음 내릴건데 걍 무릎 위에 가만히 있을 것이지...'

생글생글 웃으며
바깥 풍경을 즐거운 듯 바라본다

그러다가
집 근처 가게를 발견한다

'내가 누를래! 엄만 누르지마!'

잠시 후,

그새 더 커지고
굵어지고
힘줄 돋은 손이
벨을 누른다

삐-

아이는 재빨리 내렸으나
엄마는 어쩐 일인지 내리지 못하였다

아이는 홀가분 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여자 친구와 연애 끝에 결혼하고
직장에도 다니며
자식을 기른다

이 때쯤,
아이는 느낀다
바깥 풍경은 바라볼 땐 참으로 즐거웠는데...
그 땐 도착할 목적지가 있어 평화로웠는데...

아이의 눈물 젖은 걸음은
어느 새 버스정류장에 와있다
눈물이 바닥을 때리는 그 순간,
놀랍게도,
버스는 아이 앞에 도착한다

문이 열리자,
아이는 그 곳에서
같은 좌석에서
몸을 땡기며
무릎을 피며
빨리 여기 앉으라는 손짓의
어머니를 보게 된다

잠깐이지만,
이번엔 어머니 무릎위에
가만히 앉아있어야지

아이는 작게 다짐한다



<버스 안의 모자母子>
-걸스데이의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