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알 수 없는 먹먹한 계절에


왠지 모르게 낯이 익은 빗줄기가


때린다 후두둑 후두둑,


네가 날 등지고 걸어가


선이 되고 점이 되어 끝내 무(無)가 될때까지


하염없이 바라보았던 그때의 시선과 꼭 같은 


눈길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창을.


기억은 시간의 강습에도 씻겨내려 가지 않고


우둘투둘한 등껍질을 이따금 정돈한다.


창에 아로새겨진 별빛의 스산한 그림자는


아직도 너를 둘러싼 기억을 떠나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소년이 흘린 눈물의 흔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