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어둠과 흑백, 그리고 차세대 신호
엄마가 무서워서 여동생을 훔쳤다
밤은 송전탑을 기어오르고 별들을 먹었다
혼자 읽던 책 속으로 몸을 숨기던 날은
퇴적암층처럼 깊어져 내 속에 굳어졌지만
오래되지 않은 습관이다
이 아이러니에,
나는 고독의 재개발지 속에서 옛주인의 집문서처럼 괴로워한다
무엇이 중요할랑가 나는 모른다
곡소리 없는 상갓집의 새벽이다
나는 어리다
거실의 누운 바다가 내 발목을 끌어 당긴다
난 모든 해양 생물의 무덤까지 끌려 들어간다
난 무덤의 일부가 되고 조용하다
새벽의 슬하는 내 죽은 모발을 적신다
난 온몸이 다 젖어서
참혹하다 참혹하다 난 동생을 깨운다
엄마가 무서워서 여동생을 훔쳤다 ㅡ 라고 말하고 싶다
우린 거실으로 간다
우린 달도 별도 모두 재운다
대문 밖은 수몰된 도시처럼 조용하다
옆집 개는 "앉아", "일어서", "멈춰"의 명제를
일생의 과제로 여기며 살고,
지금은 정적의 본질이다
날벌레가 길 잃은 새벽 속을 날아다니고
가로등은 어지로운 비행을 이해하는 중이다
나무 위에는 혈액으로 날아다니는 군선들이 잠을 자고
쥐떼들은 앞니로 어둠을 갉아 먹으며
어둠으로 더욱 맹렬하다
우린 거실에 나란히 앉는다
우린 TV를 킨다
혈관의 구근처럼 터져나오는 TV 섬광에
우리 얼굴이 고동처럼 검푸르고 창백하다
찬 물살을 버틴다 정적과 고독을 견딘다
검은 모발을 새벽이 빚은 TV 속에 묻고
잠을 깨운다
잠을 자지 않아야만 정적은 비로소 정적이다
이 시간은 오후 두시가 아니라
오전 두시다......
그때 캄캄한 잠에서 깨어난 엄마가 내 뒤통수로 불꽃을 던진다
모든 방의 불이 하얗게 일어선다
동생은 방으로 들어간다
내 폐속의 이산화탄소가 모두 빠져나가고
난 미라처럼 말라간다
거실의 해안은 백지가 된다
검은 모발을 움켜 잡은 엄마가 수면 밑으로 나를 끌고 들어간다
밤바다는 없다
밤바다는 없다
나 뭐한다니. 오늘 점심은 고기랑 밥을 먹었습니다.
이 시 좋네요 [i]
엄마가 와서 혼난 아이를 묘사했씀니다.
문갤에 올라왔던 시들의 패러디도 보이고 닉도 보이는데 유려하게 잘 쓰신듯. 분위기도 축축해서 좋고요. 건필하세요. 요즘 좋은 시들이 많이 보이는 듯 [i]
더 못됬음.
19ㄴㅈ // 헐...... 난 요즈음 너무 쓸 게 없어서...... 다른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아 ㅜ
딱 중간까지 보기 좋았다. 추천 눌러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