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무미건조한 지평선을 쫓았다
유년시절의 멀리보이던 계단들엔
붉은 태양과 민들레 그리고 빽빽한 현관문
높은 키다리들의 무진행렬 또 주황빛 목걸이
등등이 서로 악수하곤 헤어짐을 반복했다
그러나 나는 외면했다 사이 사이 녹아들어
이제 제발 허무한 이데올로기들의 쇠창살에서 벗어나
지펑선을 다시 곧게 뒤집어놓고 싶지만 불가항력의
손길 아래에 나는 또 다시 응축되어 이 모퉁이 저 모퉁이로
오뚝이처럼 기우뚱 거린다 이렇게도 무참하게.
보아라 이 옥죄는 상아색 목걸이는, 이제는 무뎌진 너의 뼈의
잔해들로 이루어진 볼품없는 겉치례다
항상 지평선 너머를 볼때 나는 이것을 생각했다
끝없이 인식할 수 없는 부재
그저 공허의 한 가운데에서 미약하게 공명하는 부재
그래서 심장은 매시각 가려웠고 가슴 속 눈물 마른지는
오래되었다
그저 굼뜬 공상이다 오늘도 별 볼것 없이 내 인지 아래에서
나는 모퉁이와 모퉁이를 오뚜기처럼 기우뚱거린다
시 전반을 지배하는 허하고 메마른 느낌이 좋아요
괜찮은 시다
뭐라는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