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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것들은 흉측하다

너의 싸늘한 시체를 묻듯

추억이라는 시체 역시 한 구덩이에 몰아넣으면 되는 것인 줄 알았다

자연히 썩어가 무언가의 거름이 되고

어느 날엔가 다시 찾았을 땐 그 위에 새싹 하나 움트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살아있었다

온갖 기괴하고 삿된 모습으로

기억들이 매장되지 못한 채 흙을 묻히고 하나둘 기어나온다

그림자처럼 집요하게 나를 좇는다

양지로 끌어내면 햇빛에 바스라질 모양새건만

희미하게 너를 닮은 그 형체가 행여나 바스러질까

빛이 있는 곳으로는 한발짝도 뗄 수가 없다

곧 나는 두더지처럼 눈멀고

너의 죽은 몸만큼이나 쇠해간다

영혼마저 좀먹고 나면 무엇을 가져가려나

마주치는 모든 것들이 비명을 지른다

그러다 문득 깨닫다

남겨진 것들 중

가장 흉측한 것은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