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전에 미리 밝혀둘 것은 나는 손보미 소설의 팬이라는 사실이고 최근에 나온 <상자 사나이>까지 모조리 찾아 읽은 사람이야.

 

소설 자체가 레이먼드 카버와 비슷하다는 건 손보미 자신도 밝혔듯이 이견의 여지가 없어.

 

그런데 바꿔 생각해보면 지금 그런 류의 글에 환호하는 한국소설의 현실에 비추어봤을 때

 

나는 가끔 한국문학의 성취가 그 정도 만큼(80년대 미국소설)도 없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내 말이 비약이 심한 것도 알지. 나는 학부는 다른 공부를 했지만 대학원을 문창과로 왔는데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한국소설의 저변이 좀 약해보인다. (근대문물, 사상의 수용이 다른 나라보다 늦은 탓도 있겠지)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에 비해 트렌드가 조금 쳐지는 것도 사실이고.

 

한국 소설가들도 자기 한계라던지 지역색을 벗기 위해서 끊임없이 갱신하려고 노력하지만

 

힘이 딸리는 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그래서 나는 손보미 소설을 읽을 때마다 조금 답답한 기분이 든다. (물론 내 주변에도 손보미 소설에 거부감 느끼

 

는 사람들이 있지만.) 쓰다보니 뻘글이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