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비를 논함
그 순간
소나기가 막 내리고 천둥번개도
몇 번 쳐버리고 시끄럽게도
바람은 뼈 깎이는 소리를 내며 운다
그 소리에 창문은 온몸으로 덜컹인다
이건 아픔이야 이건 전쟁이야
빗물은 아픔 속에서 내린다
나뭇잎은 막걸리 마신 자들의 탁한 피처럼 취한 듯 주욱 쓸려 내려가고
그 속에서 센 물결은 사나운 질주를 한다
인도변을 따라 혈압을 높히는 당뇨의 물결
인도에 부딪히면 산산이 부숴지는 긴장의 소용돌이
인구밀집으로 인해 생긴 전쟁은 아니지만
도시는 아비규환, 아마도
군인도 무림도 슈퍼맨도 없을 테지만
탱크도 혈흔도 쑥대머리도
과부도 버려진 신발 한 짝도 미친개도 없을 테지만
어디선가 푸른 사마귀는 두 손에 큰 칼을 들고
청명한 눈동자를 굴리고 있을 거다
어지로운 꿈 속에서 막 깨어난 풀도
정적 속으로만 몸을 기울이며
조용히 울고만 있을 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