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빈 공간에서
한 번도 해부된 적 없는 말이
당신의 사랑에 썩어간다

 

풀잎을 지어 올리던 나비가
해부되길 기다리는 날개짓처럼
하늘 높이 달음 한 달음 하고
떠나간 적 뵈 본적 없는 이는
흔들리는 나무의 잎사귀처럼
온 몸에 바람을 달고 사는데요.

 

나비야. 어딨니?

 

기둥 위에 박아논 필첩탑
돌아가는 풍차의 넓이만큼
떠난다며, 떠나서

 

이리 이리 오너라고


하루
이틀
그리고 넉 삼년은
길고 길게 돌아와 배영하라는

 

당신의 긴 촛말의 농도에
뚝 뚝 흐르는
짧은 저녁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