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서 살아가며 사회적 관계를 필연적으로 맺을 수밖에 없다는 건 알지만 관계를 모조리 떼어내고 싶다.

누군가 기분나쁜 말을 했을 때 참고 웃는 내가 싫다.

남이 나를 골탕먹여도 모른척 당해줘야 하는 내가 싫다.

뻔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나를 욕보여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내가 싫다.

상황이 지속되는 게 느껴지는 동안 나는 머릿속이 복잡혼란하고 말소리를 듣는 게 끔찍스러워진다.

사람들이 맺어야 하는 관계에 발을 담근 바, 나는 다시 참아야 함을 안다.

내가 관계에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지 않고

고약스럽게 웃는 저 쩍 벌어진 입,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하지만

모두와 관계가 있는 탓에

저 사람의 장례식에 가서 나도 찔찔 울어야 함이 슬프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