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해 가을 나의 메모는 이것이었다. "모든 맹세는 죽은 심장을
가지고 태어난다."
태어난 시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다시 죽을 수도 없었다.
슬픔이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운구의 조용한 행렬처럼
그거을 낙엽이라 부를 수 없었다.
다만,
알 수 없는 것이 텅 빈 시간을 찔러, 몸이라는 상처를 남겼다는
것을,
몸이라는 상처 때문에
영혼이 날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하나의 시체에 꼭 하나의 죽음만 달라붙어 있는 게 아니
라는 것을.
그해 가을 나는 궁금했다.
시체도 절망하는가.
보이지 않는 눈으로 소리 없이 우는가.
그러나 이미 알고 있었다.
모든 시간이 낙엽 위에 쓰고 있었으므로, 우리가 낳은 시체에 대
해 맹세에 대해.
혹은
몸이라는 압정에 박힌 영혼의 날개에 대해.
이걸 가지고 비평해야 하는데, 몇 번을 필사하고 소리내 읽어 봐도 감이 안 잡힘 ㅠㅠㅠ
키워드좀 잡아주실분ㅠㅠㅠ
잘못된 시. 사고 부족. `맹세' `몸' 이런 것도 그 개념을 한참 벗어난, 작자 개인만이 알 수 있는 어설픈 시.
적어도 사고 부족은 아닌 듯.. 신용목 시인은 정밀한 시를 쓰는 시인으로 유명한데, 그래서 모든 시가 어렵게 다가오는 게 흠이라면 흠. 뭐 작자 개인만 온전히 이 시의 내막을 알 수 있을 테지만, 낙엽을 두고 쓴 시 같음. 낙엽을 맹세로, 또 그 맹세가 탈색된 후에는 영혼이 사라진 몸, 즉 시체로 치환하여 '운구'라는 말을 불러온 듯. 그리고 그 맹세가 끝난 자리에서 함께 사라진 의미들에 대해 노래하는데, 마치 그 맹세와 의미들이 사실은 처음부터 "우리가 낳은" 것이니 처음부터 사실은 맹세는 끝나고 의미가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는 아닐지... 아무튼 현대시는 의미보다는 느낌으로 읽는 것이니, 대략 그렇게 짚을 수도 있을 것 같음.
완전히 의미를 알 수는 없지만 은근 매력적인 시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