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Fragment-->

우리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던 더러운 파리들과의 사투도 막바지에 이르러, 베란다에 가두어 두었던 파리 대략 여섯 쌍 만을 남겨두고 파리들과의 마지막 성전을 비장한 마음으로 준비하기 위해, 잠시 소파에서 쉬고 있던 찰나의 어느 화창한 일요일 오후, 갑작스럽게 울린 카카오톡 알림음은 계속되던 파리들과의 전쟁에서 연이은 승리에 도취 되어 있던 나에게 비보를 전해주었다.

생에 두 번째 장례식이었다.

이번에는 반 친구다.

경찰이 추정하는 죽은 사유는 성적문제로 인한 자살.

나도 일단 명색은 수험생 이었기에 이전의 장례식장에서 느끼었던 비통함과는 차원이 다른 비통함이 느껴졌다.

사실 잘 알지 못하는 친구라(슬슬 여름방학을 향해가고 있었는데 말 한마디 안했었다) 슬프긴 했지만 장례식장에 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내적갈등을 심히 하고 있는데 반장한테서 카카오톡이 왔다.

담임선생님이 반 친구들은 전부 오래

결국 나는 그래, 그래도 반 친구인데 장례식장에 가서 유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말씀을 전해야지하는 시답잖은 생각을 하면서 우리 동네에 새로 개원한 종합병원인  백병원에 밀려 종합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이름을 바꾼 병원 한편의 허름한 장례식장을 향했다.

반 친구들은 전부 오라는 담임선생님의 호출에 따라 장례식장에는 그와 거의 말도 섞지 않았던 반 친구들, 또 그와 어느 정도는 친했던 친구들 등등 우리 반의 전부가 왔는데 나는 물론이 무리들 중 전자에 속했다.

사실 저번에 교통사고로 때문에 아쉽게 유명을 달리했던 내 친구의 장례식장에서는(중학교 동창이었던 이 친구는 나랑 꽤 친했다) 나를 포함한 그의 중학교 동창들, 그의 고등학교 친구들, 교회 친구들, 또 친척들 등등 많은 사람이 와서 애도를 표했으나 반 전부가 오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장례식장에 우리 반 애들만 왔다.

이유가 뭔가 하고 작년에 그와 같은 반이었던 내 친구한테 물어보았더니, 애초에 그의 성격이 상당히 내성적이어서 친구가 별로 없는 것도 그렇고. 그가 외고를 다녔었는데 2학년 말에 전학을 와서 해운대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장례식장에 올 사람이 없다고 했다.

만약 자기 아들이 죽었는데 장례식장에 가족 외에는 아무도 없고 텅텅 비었으면 부모 입장에서 얼마나 가슴이 미어터지겠냐고 생각한 담임선생님의 작은 배려로 우리 반 전체가 온 거라고 한다.

 

걍 며칠전에 쓴거 일부만 가져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