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가장 바빠야 하는 시기다.

눈에 불을 켜든 물을 붓든. 그리고 가장 힘든 시기를 거치고 있다.

3월 나는 내 역량을 깨닫고 절망했다.

우울증은 그때 생겼다. 비처럼 쏟아지는 우울 때문에

밤은 눈물로 얼룩졌고 낮에는 애써 웃었다.

사람들과 거리를 뒀다. 말수가 줄고 잠이 늘었다.

4월,

변한 건 없었다.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노력따위 하지 않는다는 것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았다.

우울은 수렁처럼 나를 끌어내렸다.

나는 누가 봐도 침몰 중이었는지

사람들은 나를 걱정했다.

그때 나는 달콤한 동정 때문에

내가 더 비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관심은 나를 우울의 수렁에서는 빼내었으나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나,

관심과 동정을 구걸하는 나에게

나는 침을 뱉었다. 나는 옹졸하고 유치하고 어리석고,

아무튼 모든 좋지 않은 수식어로도 부족할 만큼

내가 혐오스러웠다.

나는 동정을, 동전 구걸하듯,

비참해지려 노력했다. 스스로를 비애에 빠뜨리고



결국 5월,

진짜 열등감에 휩싸인다.

실제 비참함은 오히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치졸한 것이었다.

나는 내가 이기적이라 믿었다.

내가 힘들 때 아무에게나 다가가 기대고 동정을 얻을 만큼

이기적일 줄 알았다.



내 아픔을 보면서 남의 아픔을 봤다.

남의 아픔은 나보다 커 보였다.

내가 기대면 그 사람은 부서질 것 같아서 나는 이기적일 수 없었다.

나는 더이상 힘든 티를 내지 않았다.

웃어야만 했다. 남들의 동정이 얼마나 사치인지,

그들이 내게 내주는 동정이 얼마나 그들을 깎아먹을지

나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동정을 원해서,


언제나 동정의 여지를 남겨두었다.

아무도 모르게.


난 내가 외로운 이유를 안다.

아무도 내 절망에 온전히 공감할 수 없기에 나는 외로워 몸부림친다.

우울을 감추고 미래에 우울을 회상하게 될 때

그때 사람들에게 조금은 이기적이지만

지금의 절망과 우울로 동정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내 절망과 우울을 감춰서

남들에게 값비싼 동정을 내줄 것이다.


하소연할 곳이 문갤뿐이다. 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고맙다. 마음이 조금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