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었다

거대했다

그래도 한낱 낙엽이었다

놓았던 빗자루를 다시 들어 쓸기 시작했다

이미 낙엽으로 가득찬 쓰레기 봉투에
이 거대한 검은 낙엽이 들어갈지는 의문이었으며,

비질을 할 때, 
그 낙엽이 쓸리진 않고
외려 빗자루와 바닥을 얼싸안아 
을씨년스럽게 늘어지는 것 또한 의문이었다

나 자신이 바닥에 기대어 
빗자루에게 추태를 부리는 듯 했다
꼴보기 싫은 광경이었다

결국
낙엽을 포기했다
빗자루와 함께 바닥에 벌렁 드러눕고
밤이 내리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밤이 소복이 쌓였을 무렵
나 몰래 키득거리는 태양을 듣고
허탈한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온 세상이 거대한 낙엽이었다


<그림자>
-걸스데이의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