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涓埃
낙엽처럼 가벼운 존재가 아닌데 낭랑한 발길 따르다 소용돌이 친다. 바스러지지 않는 살갗인데 쫓을수록 줄어든다.
무엇이라 할 수 없을 만치 작아지면 더 날래진다.
어쩌면 바람 불지 않아도 날 수 있는 무게의 것. 축 늘어져 양팔 벌리고 눈 감게 하는 정오.
먼데서 온 새처럼 떠나갈 마음으로 떠나온 사람. 긴 시간을 잔뿌리로 그리움 빨며 살던 나를 끌어올렸던 긴 부리.
탈각하는 것들이 싫다던 너. 하필 나는 귀뚜리였네. 너의 방 장롱 밑 그늘 속에서 생을 온통 묵음으로 채우다 조용히 마르고자 한다.
꾹꾹 눌러 쓴 편지의 획을 따라 걸었다. 너무 먼 곳이라 광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했다. 행간에서 쉬어가면 될 일이다.
나와 친한 세상은 어제뿐인데 잠든 사이 누가 머리를 울리는 선을 그어 고달프게 하는지.
영원이 아니어도 좋으니 만개하는 오늘이길 빌다가
좋다
시골 리발관 액자에 들면 전혀 읽히지 않을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