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서 두드러기가 올라온다. 처음에는 허벅지 안쪽에서만 조용히 미쳐가는 피부를 보았지만, 후에는 그것을 막는 로션의 아른한 둘레까지도 무시한 채로 스스로의 부피를 자꾸 키워갔다. 내 속은 마치 한 마리 벌레다. 붉고 이상하고 가려운 벌레, 내 피부는 그것을 조금 가리고 있었고, 그것은 나를 허물 벗어버리고 나올 기세다. 난 벅벅 긁는다. 벅벅 긁으며 혼자서 버틴다. 답답하다. 입술 위 웅크린 애벌레 한 마리 나비가 되어 날아간다. 입을 열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