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내 맘을 후려치듯 촐싹거리는 비가
청명한 소리로 대지에 입을 맞춘다
점점 더 거세져 쉼 없는 채찍처럼 비가
천둥이 친다
눈 앞이 일순간 새하얀 빛으로 물들고
지천을 뒤흔드는 우르릉 쾅쾅 소리와 함께
오싹한 것이 목을 타고 흐르고, 양 팔엔 소름이 돋는다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린다
세계의 지붕을 찢고 천장을 무너뜨려
하늘이 땅에 닿게 만들 작정이란 말인가?
낙뢰와 낙수가 세상을 삼키려는듯 아가리를 벌리나니
새까만 장막에 가려져 서서
회청색 빗물이 핏물처럼 내리 꽂고
하이얀 번개가 그의 몸통에 핏줄이 되는 걸
투명해진 눈으로 바라만 보는구나
심장을 두들기는 소리에 넋이 나가
어느새 나타나 문가에 기대어 선 그를 문득
시선 저편에 담지만
애써 외면하노라
아이야
아니 어른아이야
똑똑히 눈에 담고 느끼려무나
이건 너를 위한 거니까
어느새 다가와 어깨에 기대고 선 그가 내게
길다
행 나눈 그냥 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