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높은 벼랑에 밧줄 하나 잡고 매달려 있더라고


발밑으론 불바다가 이글거리고


온몸은 땀범벅에다가


팔에선 힘이 쭉쭉 빠지고 있는거야


자칫하다간 죽겠다 싶더라고


난 거의 포기했지


이 줄을 놓으면 몸이 불에 탈때 동안은 아프지만


이내 지금보다는 편해지겠지.. 라고 자위했지


바로 그 때


이마에 뭔가 뜨거운 액체가 떨어지는거야


촛농처럼 확 뜨거웠다가 이내 식어버리더라고


그게 뭐였지는 모르지만 덕분에 정신이 좀 들더라고


살아야겠다 싶었어.


있는 힘 없는 힘 다 쥐어짜가며 밧줄을 잡고 조금씩 올라갔어


한방울씩 한방울씩


이마에 떨어지는 그것의 박자에 맞춰


얼마나 올라갔을까


드디어 밧줄에 끝에 도달해서 벼랑 위로 올라간거야.


난 해냈다는 기쁨과


죽을 고비를 이겨낸 고생이 떠올라서


그자리에 드러누워 울어댔지.


그리고 갑자기 생각나서 이마를 만졌더니..


이마에 떨어졌던 그것들이 모여서 뿔이 됬더라고


난 그게 너무 신기해서 뿔을 만지고 또 만졌어.


그리고 땀이 식을때 쯤 잠에서 깨어났지.



너무 생생한 느낌 때문에


꿈에서 깨고도 한동안 뿔이 있었던 자리를 어루만졌어


당연하겠지만 뿔은 없었지.


없는게 당연하잖아?




근데 난 그게 너무 부끄럽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