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종
황인찬
타종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폭죽이 터지고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려오고
어디로든 이제 가자
그 말이 고마웠다 머리 위로 셀 수 없는 것들이 떨어지고 있다 종소리는 어느샌가
멎어 있었고
사람들은 걸었다 천변을 지나 한강을 지나 이미 죽은 다른 사람들을 지나
새해를 걷고 있었다
사람들은 자꾸 걷기만 했다 무너진 아파트를 지나 앙상한 가로수들을 지나 어디로든 이제 가자
고맙고 쓸모없는 말이구나
다시 공중에서 종소리가 들려왔다 새해가 한밤중에 시작되었다
상중하로 따지면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