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밥>

 

 

 

마른 나뭇떼기처럼

나는 앙상함으로 문을 열었다.

나무 탁상은

꽉 잡아 옭아멘 듯,

안이했다.

시린 마룻바닥을 피해서

부유하던 먼지들은

휑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얼어붙은 숟가락으로

밥공기를 휘저었다.

그날 따라 유난히 냉장고가 크게 보였다.

세상 모든 소용돌이 속의 중점에서 나는

그 거대한 냉장고의 모터가 휘청거리며 돌고있음을

고요속에서 생각했다.

고요속에서,

밥공기도 탁상도 숟가락도 먼지도

냉장고도 돈벌레도 달력도

다가올 파리한 청춘의

알수없는 무언(無言)의 아우성도

잠시 들리지 않게 되었다.

나는 소금을 여기저기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