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그대는 거울을 바라봄에

새빨갛게 일렁이는 눈동자 속 티끌은

그대를 고통 속으로 집어넣는다

 

단말마의 순간까지 순수하리라 믿었던 티 없던 눈동자는

섧운 세상의 한숨에 티끌이 날아와 박히며

그대를 하염없이 눈물 짓게 한다

 

그대가 거울 속의 신을 알게 되었을 때

꿈처럼 변한 모습으로 다가온 날이 있었다

 

세 치 혀의 신과 재회하고

억제하지 못했던 실패한 사랑과

자신에게 져버렸던 나약한 의지와

정답을 알 수 없는 막연한 미래를 토로함에

그는 드물게도 중한 웃음을 띈 채 나를 말없이 쓰다듬어

그대 내면에 스멀스멀 기어다니는 마뜩잖은 부정의 기억들을

초연의 경지로 들어올린다

 

그대, 다시금 거울을 바라봄에

눈동자 속 티끌은 아스라이 스러져가되

새롭게 박혀 들어갈 티끌은

거울 속의 신을 애타게 부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