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냘픈 다리를

어정쩡히 벌리고

나를 기다리는 네가

나는 싫다

 

열대의 바다를 등지고

심해의 아귀를 따라서

끝없는 심연으로 가라앉으려는

백지의 물고기가

나는 싫다

 

부질없고 한심한 짓

아아 나는 왜 지금

너의 하이얀 허벅지를

붙잡고 있는 것인가

 

놓게 해다오

지금이라도 뻘쭘하게

아주 머쓱하게 옷을 챙겨입고

다시 열대의 바다로 돌아갔으면

 

그러면 나는

혼자 아귀니까

아무런 마음없이

심해를 누빌 수 있을텐데

 

 

 

 

 

 

이아린씨 ㄳ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