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심보선

 

오늘 나는 흔들리는 깃털처럼 목적이 없다

오늘 나는 이미 사라진 것들 뒤에 숨어 있다

태양이 오전의 다감함을 잃고

노을의 적자색 위엄 속에서 눈을 부릅뜬다

달이 저녁의 지위를 머리에 눌러 쓰면 어느

행인의 애절한 표정으로부터 밤이 곧 시작될 것이다

내가 무관심했던 새들의 검은 주검

이마에 하나 둘 그어지는 잿빛 선분들

이웃의 늦은 망치질 소리

그 밖의 이런저런 것들

규칙과 감정 모두에 절박한 나

지난 시절을 잊었고

죽은 친구들을 잊었고

작년에 어떤 번민에 젖었는지 잊었다

오늘 나는 달력 위에 미래라는 구멍을 낸다

다음 주의 욕망

다음 달의 무(無)

그리고 어떤 결정적인

구토의 연도

내 몫의 비극이 남아 있음을 안다

누구에게나 증오할 자격이 있음을 안다

오늘 나는 누군가의 애절한 얼굴을 노려보고 있었다

오늘 나는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

 

-심보선, 슬픔이 없는 십오 초, 문학과지성 시인선 346, 문학과지성사(2008년 4월 18일)-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GYFz&articleno=6911653&categoryId=89662&regdt=20080919223423

 

 

 

..........뭐 저딴게 시라면 나도 그냥 대뜸 적겠다 어떻게 하면 독자가 모르게 될까를 연구하면서 요리 돌려보고 저리 달리 써보며 `구토의 연도' 같은 심각하게 난해한 낱말들도 슬쩍 한 개 넣어 보면서 말이지. 아하 리해가 되네 `구토 년도'. 왜 그런 한 우상이 생겼을까 싶은데 왜 그럴까 인물 소개를 볼까? 서울대 석사에다가 미국 류학파 박사. 글은 번역체고 리해가 아니 되는데도 과잉 상찬을 받는구만 그래. 뭔가 있어는 보이지만 안 다가온다 나한테는. 니들한테는 뭔가 꽂혀 오기라도 하는가, 저게? 니들이 저 같잖은 시인이란 사람이 단지 미국 류학을 하고 그래서 글이 좀 어려워 보여도 스스로 쭈글어들어서 그런 거야. 좆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