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생
골목 끝 노란색 헌옷 수거함에
오래 입던 옷이며 이불들을
구겨 넣고 돌아온다
곱게 접거나 개어 넣고 오지 못한 것이
걸린지라 돌아보니
언젠가 간장을 쏟았던 팔 한쪽이
녹은 창문처럼 밖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어둠이 이 골목의 내외(內外)에도 쌓이면
어떤 그림자는 저 속을 뒤지며
타인의 온기를 이해하려 들 텐데
내가 타인의 눈에서 잠시 빌렸던 내부나
주머니처럼 자꾸 뒤집어보곤 했던
시간 따위도 모두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
감추고 돌아와야 할 옷 몇 벌, 이불 몇 벌,
이 생을 지나는 동안
잠시 내 몸의 열을 입히는 것이다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종일 벽으로 돌아누워 있을 때에도
창문이 나를 한 장의 열로 깊게 덮고
살이 닿았던 자리마다 실밥들이 뜨고 부풀었다
내가 내려놓고 간 미색의 옷가지들,
내가 모르는 공간이 나에게
빌려주었던 시간으로 들어와
다른 생을 윤리하고 있다
저녁의 타자들이 먼 생으로 붐비기 시작한다
너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이 시는 대작이다. 못 알아봤네 이런 거인을
정말? 왜 대작인데? 이유를 말해줄수..잇어?
사유의 흐름도 고차원적이고(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표현도 섬세하고. 뭐라 토를 달기 싫은 대작 명시임 이것은... 한국문학의 미래야 당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