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주의자의 성 

 

조연호

  

부인이 괄태충처럼 사라질까봐 두렵다

그는 이러한 종류의 산문과 운문을 생의 모든 부분에서

반복했다

회색이 만든 아름답고 슬픈 시대

내가 그대에게 하루에 하나씩의 문밖을 던지던 것에 아

직 방문객이 없던 시절

그늘을 잃었고 그날의 그림자를 모두 잃었다

괄태충처럼 사라질까봐 두렵다

하지만 자고 나면 이것이 어떤 잠이었는지를 알 수 없게

되리라

멀리서 들려오는 타인의 쇼팽에게 먼지를 묻혀주는 밤

보다 더 굵고 긴 악몽에

향기나는 콤돔을 씌우고

아버지와 하녀 사이에 도착하기 전에 비는 죽는다

이 계절에 구름을 위쪽 단추까지 채우고 또 이 계절에

우린 젖은 우리를 풍향계 앞에 꺼내놓고

괄태충처럼 사라질까봐 두렵다

운 없는 어린잎이 현관문을 두드렸어 그런 뒤적이는 소

리들이

내 감정의 일부를 성공적으로 부숴놓곤 했다

창에 돌을 던져준 건 고맙지만 창들은 예전부터 깨진 들

판을 달리고 있었다

양손 곁에 놓여 있는 더러운 주말은 그렇다면 즐겁다

연금술의 치유력으로 겨울잠을 한 조도(照度) 포기한다

콸태충처럼 사라질까봐 두렵다

쓸쓸하게 녹아 없어진 초의 개수를 매일 밤 처음부터 다

외워보며

그대도 나처럼 신비한 불결을 향해 잠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