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원이 부족하다 시내버스를 타려면 그래도 동전으로만 그리 모았으니 설마 제지당할까 하면서 못쓰는 종이로 구깃구깃 싸쥐고 나서면서 뭐 그렇게 사소한 일로 신경을 쓰는가 하면서도 남한테는 잘해도 나한테는 각박해져야 하느니라 한다 우체국 에이티엠에서 만원을 찾고 나선다 혹시나 그 70원 부족이 걸릴 경우 이것 보라고 돈 없는 게 아니었다는 근거 마련

 

기다리다 버스에 오르면서 종이를 털어 현금통에 넣는다는 게 출발 반동으로 동전이 밖으로 좀 흩뜨려지자 운전수가 웃으면서 '그래 그걸 여기서 처리하는 거요?' 한다 버스에서도 백원짜리나 쓰이는 시대에 십원짜리들 삽십 개가 넘었으니 주워넣을까 어쩔까 할 때 되었다면서 운전수는 운전에 몰두

 

헌책방을 찾는 중이었고 마침 장날이었으며 또한 숙취와 자위 뒤끝 때문에라도 그리고 아침 산책을 안 한 보충으로라도 걷기 겸사겸사 그런 것

 

헌책방집딸. 헌책빵찝딸하고 여러 번 발음해 보니 한 재미가 있었고 헌책방 집 딸일까 헌책방집 딸일까 어느 게 좋을까 하는 제목 잡기 련습

 

무어 이렇다 할 것도 없고 저렇다 할 것도 없는 것이어서 집에 와서는 텔레비전을 누워서 본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팔베고 누워서 누운 채 복근 키우기하며 보기며

 

영화를 새로운 것으로만 두어 개는 되지 않을까 한다 하루에만 처음 보는 것도 김정일 이북 동무가 영화광이었더랬는데 리해할 만했다 친구는 저러는 나를 보고 중독이라고 하지만 중독자에게는 자연스러운 영화감상인 걸 어쩌나

 

매미는 말매미가 쨍쨍 울며

 

피아노 교본 헌책은 피아노 위에 두어둔다 옛날 엄마가 시장에서 뭘 사오면 일단은 그냥 두고보는 것처럼 이것은 구매 쾌락에서 벗어난 마음에서일까 아닐까

 

자고 일어나면 새벽이요 대개 두세 시일 때가 많았다 하루종일 행복하다고 할 만했다 홍은 무자식이며 아내 없는 것 자동차 없는 것 휴대전화 없는 것이 한 자랑쯤 된다는 소설가다 로동이 없어도 밥은 먹을 수 있다는 이것이야말로 행복 원천인 것이리라 혹은 오로지 혼자 있으려는 지난한 노력 결과라 할 수도 있겠다

 

인터넷 댓글마당이며 티브이보기에서도 웃음이 끊이질 않는 홍은 언젠가부터 자기를 홍동지라고 본다 전통인형극 등장인물 홍동지는 전라 상태이고 시뻘건데 그 가운뎃것이 참으로 크다 반역하는 역할

 

크지는 않은 게 서보았자 10cm는 될까말까 하는 길이로서 무슨 반역씩이나 하겠다는 건지 하여간 홍은 전봉준을 대신 핵무기로 만들어놓고 이북같이 하늘로 쏘아대고 싶었던 것이었다라고 표현하고 싶은 마음쯤

 

키가 작으면 정말 매울 때가 청양고추같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