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별 두어개가 낭창하게 빛나고 있다. 버스의 급커브에 난 어떻게든 네 쪽으로 기울지 않으려 앉은 몸에 힘을 준다. 왼쪽 귀에 꽃힌 이어폰 속 누군가의 노래는 먼지가 되고, 또다시 머릿속으로 끝없는 레파토리가 펼쳐진다. 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너에게 전화를 걸고,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너는 내 고백을 들을 것이다. 그것이 과연 행복한 미래가 될 것인지 고민하는 새에 나는 너의 표정을 놓치고 말았다.
삐-
고개를 돌려 너를 보자 네가 버스벨을 가리키며 고개를 으쓱인다. 칭찬해 달라는 기색도 없다. 난 희미하게 웃고 왼쪽 귀에서 이어폰을 빼 너에게 돌려준다. 남은 것은 멜로디가 아닌 노래의 제목이었다.
간다는 인사도 없이 나는 몸을 일으켜 버스 뒷문 앞으로 다가간다. 중심을 잡은채 혹여 날 볼까 싶어 뒤를 보자 네 시선은 가방 속을 향해있다. 오전에 흘린 노란 얼룩이 신경쓰였나 보다. 난 휴대폰을 세게 쥐고 버스에서 내린다. 너와 내 무릎에 자리 잡고 있던, 햐얗고 노란 꽃망울들이 우수수 날 따라 흘러 나온다.
지나치는 버스를 앞에 둔 채, 난 전화기를 든다. 신호음이 어찌나 예쁜지. 사실은 전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

여보세요?

있잖아 내가 신기한 거 가르쳐줄까?

사실 결론은 뻔했다. 하지만 난 울지 못했다. 날 따라 내려온 꽃들이 눈물샘에 가득히 박혀 가뭄이 났다. 난 가방끈을 네 손마냥 쥐고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간다. 시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