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파라솔 위로 무지갯빛 햇살이 궁그는 마로니에공원
만개한 목련나무 그늘에는
아이스박스의 뒷바퀴로 녹슨 계절이 돌아간다
아이들에게 봄은
가장 빨리 녹는 아이스크림
원뿔모양으로 목련잎을 나눠 담은 아이들 너도나도
나무가 떨궈내는 쪽빛여운을 보고 울상이다
바닐라향 바람이 목련나무 가지 끝에서 맴돈다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리듯
뚝
뚝
흙바닥 위로 흘러내리는 봄
누군가 버리고 간 개들이 녹아내린 꽃잎 핥아 먹고
뭉툭한 손가락 곳곳
끈적하게 녹아내린 봄은 서서히 말라간다
털끝에 앉아있던 먼지가 민들레 씨앗과 함께 흩날리자
나무는 아이스크림 하나를 모두 쏟아내고
구릉지 끝에 새하얀 구름 내건다
흩어진 봄을 모으는 아이의 손이 뽀얗다
봄 봄
꽃 꽃 그리고
샤르륵 샤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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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그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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