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 이문재




사막에
모래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모래와 모래 사이다.

사막에는
모래보다
모래와 모래 사이가 더 많다.

모래와 모래 사이에
사이가 더 많아서
모래는 사막에 사는 것이다.

오래된 일이다.

 

 

 

 

 

 

 

 

ㅡ 많은 시인들이 일견 가치 없는 것을 사랑한다. 허공과 사이, 적막, 하강과 같은 관념적인 것들과 콩자반, 말린 멸치, 그믐, 말린 고추, 붉은 낙엽, 지평선 따위와 같은 실용적이지 않은 것들을 그들은 자주 언급한다. 위의 시 역시 그렇다. 시인은 하잘 것 없는 모래를 말하고, 그 다음으론 더 아무것도 없는 사이를 말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한 것은 아마도, 시인은 구경도 못해본 사막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란 것이다.

 

 

확신하진 못하지만 확률은 삼할 정도. 삼할이라면 투수가 두려워할만한 타율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