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 때부터 글쓰는걸 좋아해서 여차여차해서 작가의 꿈을 이뤘다.
한 10년 장르작가로서 소설로 벌어먹고 살다가 어느 순간 나도 극작가가 되보고 싶은 욕망이 생기더라.
누군 하루 조판 30페이지씩 머리털 빠져가며 소설써서 한달에 한권 미친듯이 뽑아내는데도 권당 400~500밖에 못받는데..
이 극작가들은 할거 다하고 일 년에 한 두 작품 대본 휘갈겨서 회당 몇백, 몇천씩 받으니 나도 덤벼보고 싶었던 거지.
스토리텔링이나 감각이 중요하지 정신노동이나 시간 투자는 소설 쪽이 훨씬 더 하거든.
그래서 맨땅에 해딩하다시피 패기로 뛰어들었다.
내가 선택한 곳은 KBS 방송아카데미였지.
그런데 들어가보니 전부 여자선배들이 교수고 뭐고 다하고 있음.
당연히 내반에 남자는 나 하나 뿐이었다.
난 꼴마초인데 아무리 여성특유의 감성모드로 몰입해서 대본을 쓴다고 해도 본연의 마초스러움을 감출 수가 있겠냐?
더욱이 아줌마들 입맛에 맞는 양산하는 드라마를 증오하다시피하고 있는 상태에서 절대로 신데렐라 스토리가 나올리가 없지ㅋㅋ
열심히 대본써서 평가받으러가면 돌아오는 대답은 재미없다는 거야.
당연히 교수진이 전부 페미니즘끼가 있는데 산업역군 스토리, 정치활극, 시대극, 능력자물이 재밌을리가 없는거지ㅋㅋ
결국 어느새 난 방송아카데미의 아싸 같은 존재, 모솔아다 같은 존재가 되어버리더라.....
어쨌든 데뷔가 중요한건데..
방법은 2가지가 있다.
1. 공모전에 당선되는 것( 현재로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서 상위권 수상하는게 가장 빠름)
2. 기성 드라마작가의 문하생 즉 새끼작가부터 시작해서 기는 것
여기서 대부분의 예비 양산형 드라마 작가들은 2번 테크를 탄다.
공모전만 기다리면서 칼 갈고 있는 재야의 작가들 틈에서 공모전에 입상되기란 하늘에 별따기거든.
더욱이 선배 작가의 대본에 참여하면서 스킬도 배우고 있고
무엇보다 선배 작가가 가진 어마무시한 방송인맥에 기댈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이지.
나라고 2번 테크 안타고 싶었겠냐.
문제는 기성 작가들이 남자 새끼작가를 들이는걸 병적으로 꺼린다는 것이다.
글쓰다보면 흐트러진 초췌한 모습도 보이고... 암튼 존나 불편한 거지.
뭐 듣기로는 새끼작가의 길도 만만치 않다더라.
기성 작가 온갖 잡일은 도맡아하고
심심하면 히스테리 부리고
암튼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닌가 봄.
결국 난 초야에 몸을 숨긴 채 칼을 갈며 공모전을 기다리는....
수많은 재야의 글쟁이들 중 한 명이 되어버렸다.
남자 작가들은 새끼 작가를 안키운다.. 희안하게...
황금의 제국 같은 드라마도 나오긴 하는데 편성율이 5% 미만이지.. 그게 문제.
2번은 가망없음. 이제 새끼작가 키워줄 수 있는 시대는 지났고요... 노동력 착취만 됩니다. 그나마 1번이 가능성있고 그보다는 어떻게든 제작사 뚫어서 작은 작품이라도 계속 참여해 커리어를 쌓는게 최고임.
장르소설 쓰셨다면 차라리 드라마 판권 장사하는 출판사에서 예쁜 디자인으로 책 내고 판권 팔아서 드라마에 공동집필 중 하나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는데.. 드라마가 흥하면 책도 많이 팔리니 일석이조.. 다만 소설쓰기가 더 힘드니 돌아가는 형국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지만 소설을 쓰실 수 있다니 장점..
커리어 커리어 그러시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단 대답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