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끝>
-걸스데이의 나무-
머지 않아 낙엽이 떨어질 그곳에
매미가 먼져 떨어져 있었다
날개는 하늘이 아닌 땅과 닿아있었으며
다리는 나무가 아닌 하늘과 닿아있었다
시간이 흘러 TV에선
여기까지 시를 썼을 때
강변 근처에서나 볼 법한
커다란 각다귀 비스무리한 날벌레가
근처에 알짱거린다
어떻게 들어온건지 알 수 없다
왜 하필 내 근처에서 알짱거리는 건지 알 수 없다
라고 문장을 끝내는 순간,
처음 떨어져 파르르 떠는 매미를 보자마자
시를 쓰려고 했던 내가 생각났다
어떤이의 죽음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종이에 그대로 옮겨담으려던 내가 생각났다
에어컨을 틀어놓아 창문은 모두 닫혔다
날벌레는 어디로 갔는가
어어
시를 끝낸다
(늦은 밤 TV에서 흐르는 소음을 백색 소음이라고 한다. 모든 주파수를 포함한 소리로써, 쉽게 귀에 익숙해지며 오히려 거슬리는 주변의 소음들을 없애준다.
신생아의 울음을 그치는데 효과적이며, 어떤 늦여름 새벽에 나의 울음을 터뜨리는데도 효과적이다)
저번에 쓰신 <향수> 를 읽고 마음 속 깊이 감동했네요. 우선 시는 점점 좋아지는 것 같고, 시인에게 가장 중요한 '시인으로써의 감성'이 충만하신분입니다. 정말입니다. 진심입니다.
화려한 수식어도, 또한 멋드러진 시어도 필요 없습니다. 걸스데이나무님의 전공이 무엇이시던, 결국에 남들과 다른 시인의 감성이 깃들어 계세요. 취미로라도 계속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그러다 언젠가 한번 투고해보면 시나브로 등단 될 날이 올 수도 있겠네요.
정말 좋은 평가 감사드립니다 형식면에서도 훌륭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첫 연에서 독특한 공간감이 느껴진다. 반전매력, 두 번째 연에서 시선의 이동과 의식의 전의가 자연스럽다. 내용은 특별해보이지 않지만, 시도 자체는 좋았다. 이 시도로 말미암아 전체적으로 의식이 외부로 확장하는 듯한 느낌이 있음. 시에서 수필, 그리고 백색 소음에 대한 글로 마무리 되는데, 개인적으로 마지막 연을 맨 위로 올리는게 '시'적인 느낌을 것같음
ㄴ마지막 연이라면, 괄호 안에 쓴 걸 말씀하시는건가요?
네네! 괄호, 백색소음에 대한 설명. 그런데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어보이기도 함
보통 시가 시안에 붙잡아 두려고 하는, 독자를 빨아들이려는 경향이 있는데 외려 추상적으로 시작해서 저렇게 뻗어나가니까 좀 신기하긴 함 ㅋㅋ
ㄴ아...어쨌든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팁하나-풍경을 극사실적으로 보려고 노력할 것.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아도 극사실의 풍경이 의외로 매우 낯설움.
ㄴ팁 감사합니다 ㅎㅎ
에어컨이 걸리네. <커다란 각다귀 비스무리한 날벌레가> 이게 각다귀일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