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끝>
-걸스데이의 나무-

머지 않아 낙엽이 떨어질 그곳에
매미가 먼져 떨어져 있었다
날개는 하늘이 아닌 땅과 닿아있었으며
다리는 나무가 아닌 하늘과 닿아있었다
시간이 흘러 TV에선

여기까지 시를 썼을 때
강변 근처에서나 볼 법한
커다란 각다귀 비스무리한 날벌레가
근처에 알짱거린다
어떻게 들어온건지 알 수 없다

왜 하필 내 근처에서 알짱거리는 건지 알 수 없다

라고 문장을 끝내는 순간,
처음 떨어져 파르르 떠는 매미를 보자마자
시를 쓰려고 했던 내가 생각났다
어떤이의 죽음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종이에 그대로 옮겨담으려던 내가 생각났다

에어컨을 틀어놓아 창문은 모두 닫혔다
날벌레는 어디로 갔는가

어어

시를 끝낸다

(늦은 밤 TV에서 흐르는 소음을 백색 소음이라고 한다. 모든 주파수를 포함한 소리로써, 쉽게 귀에 익숙해지며 오히려 거슬리는 주변의 소음들을 없애준다.
신생아의 울음을 그치는데 효과적이며, 어떤 늦여름 새벽에 나의 울음을 터뜨리는데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