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호랑이가 있지

호랑이지

짖지,

‘호오랑-이

하고,

호랑이가 짖을 때마다

짖으며 짖을

때마다

내 눈동자는 조금씩 코와 가까워지는 기분이었지

고기가 뜨면,

나를 올려다보며 짖으면,

사라지는 것이 예고되었던 것처럼

호랑이는 하늘 올려다보며

쿠앤크 색이었지,

쿠앤크는 언제나 레어컬러인 것처럼

쿠앤크색이 되면 풀어해칠 가슴털도 없이 하늘에

녹아드는 것처럼

호랑이가

‘호오랑-이

하고 짖으면

나와 호랑이는 서로의 심장에서

서로의 심장으로

멀어져갔지

한참을 올라가고

한참을 내려가서

서로가 서로의 인생에 낯설어질 만큼,

그때쯤이면 나는 걷는 법도 잊어서

어떻게든 굴러서라도

기어보는 것도

상관없거나 어쩔 수 없다 생각했지

호랑이가

‘호오랑-이

하고 짖으면

내 마음은 신한은행 계좌번호를 잊어버리고

입력할 계좌의 암호가

사실은 7474 였다는 것을

이마의 안감을 구기며

‘호오랑-이

하고 짖으면

‘호오랑-이

하고 울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