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허락된 빛이

건물 사이에 얄팍히 걸려 있을 때

나는 무슨 생각이 났었더라?

 

미처 지지 못한 해와

산을 넘어가지 못한 실바람과

시간에 쫒겨 허공에 둥둥 뜬 구름이

나와 함께 슬퍼한 날이었었지.

 

난 풀 죽은 도둑강아지처럼

도심 공원 데이지꽃 파릇한 오솔길에서

홀로 서서 푸념에 잠겨 있었다

 

나에게 허락된 벗은 외로움 뿐이었다

얼핏하게 귀에 닿은 경적 소리와

외계에서 온 수신 신호같은 사람들의 말소리

나는 두려움에 떨다가 하늘을 보았다

 

화들짝 놀라 잿빛 구름이 나를 피했고

바람도 옷깃을 흐뜨리며 불어 달아났고

해도 그제서야 져 버렸으니

내 고독은 밤이 되어도 끔찍이 나를 괴롭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