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으로, 다시 동아 경향 신춘문예 소설의 공통점을 찾아 보겠다. 

굳이 두 작품을 비교하는 건 '공통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추세가 있듯이, 비슷한 상황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음악이든 문학이든, 영화든 방송이든 같은 주제 혹은 소재를 놓고 동시에 여러 작품이 출현하는 경우도 많다. 



2. 아버지가 죽었다. 


동아일보,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은 모두 "아버지가 죽은" 상황을 언급하고 있다. 

희안하다. 둘 다 젊은 축이니까, 젊은이들이 '아버지'나 '가족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3. 그런데 설득력이 없다. 


"아버지"가 죽었는데, 두 작품 모두 너무 냉소적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사건의 무게가 너무 가볍다. 

왜 그럴까?

아무 것도 아니어서 그럴까? 아니면 '가족의 해체'에 대해 경계를 하고 싶어서 역설적으로 말한 것일까?

내가 보기에 결코 그렇지 않다. 아직 작가들이 여물지 않았다. 


혹은, 세상이 어긋난 것을 아버지가 잘못해서 그렇다고 비유해서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세상의 '권위'나 '구조'가 잘못돼서 그런거지, 그걸 자기 집안의 아버지한테 화살을 향해서는 안 된다.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아버지들은 고달픈 존재들이다. 

그들을 이해해줘야 하는데, 그런 태도나 자세, 혹은 마음 씀씀이의 흔적이 전혀 안보인다.



과연 동아 경향 신춘문예 소설 두 작품을 읽고 한 명이라도 감동하는 사람이 있을까?


무게가 있는 사건은 무게를 지니고 다뤄줘야 한다. 그게 작가의 사명이다. 

너무 엄숙하다고 생각하면, 엄숙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유모와 위트로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두 작품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그냥 냉소적인데, 사람에 대한 태도가 너무 차갑다. 


마음이 기대 수준으로 여물지 않으면, 좋은 작품이 계속 나올 수는 없다. 

좀 세상을 더 살아야 한다.  

물론 그 나이에서도 여문 사람들은 많이 있고 작가도 마찬가지겠지만, 

적어도 두 작품만 놓고 볼 때는 부족하다. 

더 여물어야 한다. "작가에게 기대하는 세상의 눈높이"에 충분하지는 않다. 


나는 결코 좋게 안 보지만, 

차라리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흥행한 이유도 그런 것일 거다.


물론, 이런 야박한 평가는 '경향신문 작품'에 더 국한된 것이지만, '동아일보 작품'도 그 시선이 건조하게 처리되고 있다.

적어도 작품 내에서만 볼 때는 그렇다.



4. 작가의 의도를 위해, 또한 이야기의 서사를 위해, 인물을 쉽게 희생시킴


앞서서 글을 써서 밝혔지만, 문학의 본질은 "살림"이다. 그게 좋은 문학이고, 문학의 사명이다. 


그런데, 두 작품 모두 생명이 너무 쉽게 희생되어 있다.

세상을 역설적으로 그렇게 보여주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작가가 촉구해야 할 따뜻함의 본질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 왜 아버지가 죽었는데도 별 감정이 없어야 하는지, 

- 왜 그토록 쉽게 결혼해서, 또 쉽게 헤어지고, 또 다시 결혼하고 헤어지고, 그들의 만남과 헤어짐의 "감정선"은 뭔지,

- 왜 아버지를 그토록 못 만났고, 아버지에게 별 감정이 없고, 

- 가정에서 그런 불의가 일어나는데, 왜 침묵했는지, 왜 그래야 했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전혀 설명돼 있지 않다. 


두 작품 모두 해괴하고 기이하다. 설득력이 없다.



5. 서사의 붕괴, 단편소설의 붕괴


왜 그렇게 됐을까?


- 기술적으로 먼저, "단편소설"의 한계와 묘미를 무시하고 있다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소설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단편소설은 생의 짧은 순간을 집중해서, 아주 재치있게 낚아채는 거다. 

그래서, 단편소설이 길이는 짧지만 쓰기는 더 어렵다. 


- 그런데, 두 작품 모두 단편소설을 쓰지 아니하고, 아주 거대한 서사를 논하고 있다. 

동아 작품은 30년 이상의 세월을 넘나들고, 경향 작품도 그 이상이다. 아니... 이게 무슨 단편소설이라는 말인가. 


그러니 또 그 말을 하게 되는 거다. 이거는 심사받는 사람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이런 글을 뽀는 심사자들의 잘못이다. 

그네들의 실력이 형편없다는 거다.


다음으로, "서사의 붕괴"를 말하고 싶다. 

경향 작품은 뒤로 갈수록, 무슨 중1이 인터넷에 글쓰는 것처럼 글이 흘러가고 있다. 

동아 작품은 서로 엮이지 않는 사건들을 너무 무리하게 엮으려고 했다. 


그 이전에 먼저 말하고 싶은 거는, 

너무 거대하고, 시간적으로 너무 방대한 사건을 한꺼번에 담으려고 하니까, 

두 작품 모두 이야기의 개연성이 붕괴되고, 아주 중요한 사건들도 단 한두 문장으로 지나치는 등, 

연결고리 없이, 설득력 없이, 그냥 서술하듯이 얘기가 흘러가고 있다는 거다. 


물론, 서술도 필요하지만, 단편소설에서 이렇게 장대한 서술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건 사실 실패한 거다. 



6. 주제 표현 측면 - 각 단편 평가


마지막으로 각 단편에 대해서 간략하게 평해 보겠다.


* 동아 단편

-  "언어"에 관해 글쓰기 하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다. 특히 문인으로 성장하고 쉽다면 더욱 그렇다.

왜냐하면, 언어는 글쓰려는 사람에게 본질적 주제다. 그건 '언어'를 주제로 논해서 되는 게 아니고, 그의 평생의 삶과 작품으로 증명해야만 하는 거다.  

- 이 작품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박지성 선수가 마치 "축구에 대해 논하시오."에 대해서 박지성 선수가 펜을 잡고 축구에 관해 얘기한 것처럼 설득력이 생기지 않는다.

- 그럼에도 왜 소위 등단하려는 사람이나, 또 심사한다는 사람이나 자꾸 뽑아주는가? "면피하기 좋기 때문이다!"

 제발 그런 글쓰기 하지 마라고 누누히 말한다.


- 한편, 내용을 보면, 너무 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고, 서사가 아니라 서술이 되고 있고, 사건 전개에서 전혀 개연성이 없다.

'죽음'이나 '사랑', '성장', '출산'도 전혀 어느 것도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게 그저 문장 한 개로 흘러가고 있으니,

이건 뭐라고 해야 할까... 많이 아니다. 


- "언어를 사랑하고 지키라." <-- 이걸 말하고 싶은가 본데, 의도는 충분히 알겠으나, 전체 맥락에서 전혀 설득력이 안 생긴다. 

- 너무 안 엮이는 이야기들을 무리하게 엮었다. 5.18 사건의 경우, "언어를 향한 폭력"이나, "언어의 소멸 상황"이 아니다. 

안 엮이는 소재, 혹은 경건해야 할 주제에 너무 무리하게 덤벼들면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된다.


- 그리고, 창작자가 남의 작품을 어느 일부분에서 아주 짧게 소재로 삼을 수는 있어도, 

글의 중심 뼈대로 끝까지 몰고 가는 것은 전혀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다. 

왜냐하면, 그럴 경우 작가가 그 책을 계속 강조하면서, 타인에게 그 책도 참고해서 보라고 강요 혹은 강조하는 꼴이 돼기 때문이다. 

작가는 정말로 독자들한테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열심히 보라고 강조하고 싶었던 것인지 묻고 싶다. 

다시 말하지만, 그냥 아주 짧게 언급된 것도 아니고, 글의 중심 주제와 연결되고, 다시 여러번 언급돼야 할 만큼 타인의 작품이 뼈대로

등장했다는 건 아니다. 차후 작품에서는 어떤 작품에 관한 언급이 나의 작품을 전체적으로 지배하는 이런 상황이 거의 없어야 할 테다.



* 경향 단편

- 너무나 졸작이다. 자세히 다 읽어봤는데, 이거는 진짜 형편없다. 

- 사람들의 어떤 자세나 생의 이력에 대한 이유, 처리가 전혀 돼 있지 않다. 

- "아버지는 그래도 너를 사랑했다." <-- 이게 주제인데, 마지막에 꿈꿔서 알았다는 것도 웃기고, 

진짜 이건 쓴 사람 문제보다는, 심사자들이 형편없다. 



7. 갈등 표현 설득력 부족


결국, 두 작품을 생각해 보면, 그 이유는 "갈등" 처리에서 능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아 작품 - 무엇이 갈등 상황인지, 무엇들 사이의 갈등인지 분명하지 않으며, 점점 복잡하게 꼬고 있다. 

  단편소설임에도, 소설임에도 상황을 단순화하지 못하고, 계속 꼬면 아무 것도 드러나는 건 없게 되고, 이야기는 인위적인 것으로 끝난다.


경향 작품 - 주인공을 중심으로 갈등의 결과 만이 나타나 있지, 왜 그런 갈등이 생겼고, 어떻게 흘러갔고,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 그래서 동일한 지적을 계속 반복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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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양 작품 모두 열심히는 썼겠지만, 아주 마니마니 부족하다~

다만, 동아일보 선정 작가는 앞으로 더 잘 쓸 거 같다. 뭔가 쓰려는 의지는 보이는데, 다만 책 읽은 것을 가지고 조합해서 썼다는 게 아쉽다.


그리고 쉬운 글쓰기를 해야 한다~ 동아 작품은 한 문장도 여러번 읽어야 할 만큼 힘들었따~

그 이유는 단편소설이 너무 무리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