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겨울



겨울 햇살이 이스탄불 전쟁의 총알처럼 정수리에 쳐박힌다.
남루한 행색의 일꾼은 노역꾼의 얼굴을 하고
편의점 가판대 위에서 끼니를 때운다.
옆에서는 회사원 한 명이 50원 짜리 동전으로 500원 짜리 복권을 긁고 있다.
총알을 피해 우리는 종일 방에 있었다.
방은 햇살이 들지 않았다.
전쟁도 없고 노역꾼도 없었다.
가난도 없고 정수리는 안전했다.
신문지 반만한 창문을 열면 벽이었다.
벽 뒤에 또 다른 벽이 세워지고,
그 벽 뒤에 또 다른 벽이 세워지는 동안
국보1호는 시대의 땔감으로 전락했다.
탄피가 굴러다니는 거리 위로
사람들은 매일같이 뛰쳐 나왔다.
노역꾼도 있었고, 회사원도 있었다.
머리에 탄피가 박힌 중학생도 있었다.
우리는 병렬로 누워 벽을 등졌다.
평생 벽을 등질 수 있어 행복했다.
우리는 우리가 없는 우리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숭례문에 대해 생각했다.
이스탄불 전쟁의 어느 패잔병에 대해 상각했고,
노역꾼에게 양보한 가난에 대해 생각했다.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방은 햇살이 들지 않았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면
천장에 푸른 곰팡이들이 새싹처럼 돋아났다.



2008년, 겨울.
방에서 나가고 싶지 않았다.










나도 소심하게 참여.

비판이나 조언 격하게 환영함.


그리고 여러개 참여해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