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은 알겠지만 2009년이었던가 제가 문갤문학상을 주최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디시 9년간 먹었던 욕 다 합쳐도 당시 몇 개월 간 먹은 욕보다 적었을 겁니다. 물론 그게 지금의 제 모습, 조심성 있고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의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욕했던 분들껜 미움보다 고마움을 더 느끼고는 있습니다만, 개인적 희생을 할 수밖에 없는 주최자에게는 관심과 책임이 집중돼 이중고를 겪는다는 점은 경험자로서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현재의 논란이 주최자에겐 굉장한 스트레스일 것이란 얘깁니다.

기왕 하는 것 잡음 없으면 좋지만 그게 쉽진 않습니다. 지금으로선 과거에 대한 변명이나 현재의 사안에 대한 개입도 안 하렵니다. 이 행사가 끝나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바람직한 행사  시스템에 관한 글을 쓸까 생각해볼 뿐입니다.

  다만 문갤 유저들에게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곳에서 본인에게 허락된 권리를 마음껏 누리는 데에 누가 제재를 가할 수 있을까요. 추천 조작 역시 이곳 사용규정 상의 권리를 누린 것에 해당하기도 하죠. 회원가입이 필수가 아니라는 제도상의 허점이 전제된 문제니까요. 그래서 부탁을 드린다는 겁니다. 내게 주어진 권리라 하여 마음대로 휘두르면 필시 타인이 피해를 입습니다. 벌써 이 행사의 공익성이 파괴되지 않았습니까.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돌이킬 순 없지만 이 기회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자기 권리를 너무 남용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게시판을 독점했다는 듯 한두 줄짜리 글을 수십 개씩 도배한다든가 다중 아이피로 혼란을 조장하는 것, 덧붙여 근거박약의 인신공격으로 일관하는 토론 태도까지..스스로에게 부끄러워해야 할 일들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글쟁이가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던 때도 있었습니다. 시대의 억압과 오류를 비판하려면 스스로에겐 더 엄격한 비판 잣대를 들이대야겠지요. 물론 이제는 문필가를 시대의 지성으로 봐주지 않지요. 생산과 효율이 지배하다 못해 글마저 대학서열상 임계선상 위의 학벌에게만 허용하자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도 횡행합니다. 이런 풍조 아래에서 문청들은 자학으로 일관하며 글 게시 행위를 스스로 \'배설\'로 격하시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저 막강한 구조를 우리 힘으로 무너뜨릴 수 있겠습니까만, 최소한 우리의 존엄성은 우리 스스로 지키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일은 자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