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동상(凍傷)-


나는 다 큰 인큐베이터 속 아이
콘크리트와 발바닥 사이를 가르는
1cm굽의 실내화는 무능한 수비수였네


아주 약간 서늘한 가을날
홀로 발을 동동거리며
왜 이리 춥지


피난도 가지 못하고 발은 얼어버렸지
꽁꽁, 아주 꽁꽁


간질거리는 세상의 온도를 느끼며
그날부터 가을 동상에 걸렸네


스산한 기운은 밀물이 되어 스며들고
깔깔한 모래알이 발가락을 주리 트는 시간


고문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sos를 외치지는 못했지


그러나 때때로 궁금한 것은
‘앨리스의 발은 따뜻했을까’


모두가 평화로웠으니
숨죽인 꽹과리 소리로는
유리를 깨지 못하네


차가운 계절의 수액이 혈관 속을 흐르고
거리 한복판, 독립 투사가 된 듯
위용을 자랑하는 가을 동상(銅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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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주의 그 시 잎새에 부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다?

그 도덕 결벽증에 걸린 면이 비슷하다고 혼자 생각합니다..

가을동상.. 아무도 춥게 느끼지 않는 가을에 혼자 추위에 떨고 동상에 걸려요..

이건 초등학교1학년 때 제 레알 실화을

사소한 것에도 죄책감을 느껴하는 모습으로 연결시켜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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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혼자 노트북 키고 예전에 쓴 시들 살펴봐요

어렸을 적 꿈은 소설가였는데

문예창작과나 문학동아리 이런 곳에 발 담근 적도 없고

그동안 글을 남에게 보여준 적도 없었고..


혼자 쓰고 혼자 피드백하고 숨기다가요..

가끔씩 드러내고 싶은 욕망..그런거 있죠..


조언 구하고 싶은 글들 넘쳐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