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약 2년을 공부해왔지만, 이 기간 동안 제대로 공부한 건 아닙니다. 오로지 독학으로만 해왔기에 그리고 지적 허영심 때문인지 기본기를 제대로 닦지 않아 스스로 이 글을 포함하여 여러 정보글(?)들을 쓰는 게 무슨 소용인진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제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느낀 점들은 좀 있기에 몇가지 적어보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이건 블로그에는 귀찮아서 안 쓰는 거라 지우지 않을 겁니다. 갤에 여러 분들께서 찾아와주시고, 예전보단 갤이 활성화되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 보기 좋습니다.
1. 교재는 가급적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메인 교재 한 권, 레퍼런스로는 PDF 파일 등을 비축
머리가 비상하다면 사실 Enderton을 보나 뭘 보나 상관은 없습니다만, 분야 특성 상 그런 사람은 제가 여태껏 단 한번도 못봤습니다. 밑바닥부터 시작할 때는 입문용 교재를 택하는 게 맞습니다. 관련 교재는 검색하시면 됩니다(아님 제 정리글을 봐도 되겠지요).
ex) Step 1 : Benson Mates, 《Elementary Logic》(Main Text) / Hrbacek, 《Introduction to Set Theory》 & Enderton, 《A Mathematical Introduction to Logic》(Reference) 등등... 이건 개인적으로 추천드리는 코스네요. 정석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메인으로는 쉽고 자세한 걸 보면서, 레퍼런스로는 이와 관련하여 필수 내지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 및 심화 교재를 택하는 게 좋습니다. 위의 예에선 Hrbacek의 집합론 교재(그나마 구할 수 있는 공리적 집합론 학부용 교재는 이게 가장 좋습니다), Enderton 수리논리 교재를 넣어놨습니다.
PDF 파일은 대개 쉽게 구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간혹 PDF 형식이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그런 교재는 애초에 덜 알려진 교재이고 쉽게 말해 좋은 텍스트로 검증받지 않았다고 봐도 됩니다. 그런 건 나중에 알아서 찾다보면 접하겠지요.
만약 PDF 파일들을 구하기가 어렵다 싶으신 분은, 제 블로그 안부란에 오셔서 메일 주소를 써주신다면 필요한 부분 내에서는 공유하겠습니다. 꼭 필요하다 싶은 것들만 골라서요.
2. 문제풀이는 예제부터 시작
예제로 나온 것들을 그냥 쓱 훑어보고만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들까지 일일이 따로 적어다가 혼자 해보는 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특히 예제들은 본문의 중요한 내용들이 어떤 식인지를 알려주기 위해 잘 구성되어 있기에 도움이 안 되면 그게 이상한 겁니다. 그리고 아주 친절한 교재를 제외하곤 대부분 본문에 나온 정리(Theorem)의 증명 같은 걸 대개 left to the reader 식으로 생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해봐야 실력이 늡니다. 저도 연습문제들부터 다 풀고 돌아와서 하면 되겠지, 하고 그냥 넘기기 급급했는데, 사실 연습문제들도 다 풀기 힘든 경우가 있고,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서 일일이 스스로 해보는 경우는 적습니다. 다시 본다는 게 정말 귀찮고 맘이 조급해지거든요. (물론 left to the reader라고 나와있는 내용을 exercises에서도 따로 번호를 붙여 제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모든 교재가 그런 건 아닙니다) - 이건 저부터 맘먹고 해야겠군요.
3. 도움이 필요할 시 가급적 많은 수를 써서 도움을 구하자.
예컨대 수리논리를 공부하다가 독학이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관련 수업들을 청강하거나 오픈코스 or 유튜브 검색을 하여 챙겨 들어봅시다. 연세대 수리논리 강의는 아마 매년 열리고 있는 것 같으니 그걸 추천드립니다. 다만 올해 2학기는 김병한 교수님이 아닌 다른 분께서 강의를 맡고 계십니다. 그렇다고 강의 질이 확 떨어지느냐 하는 건 아닙니다만. 강의를 듣기가 난감한 경우에는 관련 자료들을 전부 총동원해봅시다. 구글링해서 기본적인 해외 위키라도 좋고, mathstackexchange(영어로 질답할 수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를 가서 물어봐도 좋고, 뭘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그 과정에서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으니까요. 저는 아직 구글링 말고는 딱히 이용한 건 없는데, 사실 이정도로도 크게 꿀릴 껀 없네요.
그렇다고 해외 위키만 돌아다니면서 마치 정보 수집하듯 하진 맙시다. 다시 안 보는 이상 그 내용들도 까먹고, 위키같은 곳은 알기 쉬우라고 대강 써놓은 경우가 많아서 차라리 메인 공부를 더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구글링은 엄연히 질문 해소용 검색이죠. 특히 나무위키는 끄는 게 맞습니다. 부분부분 괜찮게 써있는 것들도 있는데, 얼마 안 되는 내용이라 공부를 계속 이어가다보면 나중에 그 이상을 알게 됩니다.
4. 공부에 큰 뜻을 두지 말고 그 자체로 즐기자.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른바 모티베이션이죠. 너무 욕심을 내거나, 공부에 회의적이라면 되던 공부도 그냥 안 됩니다. 자기가 왜 이 논리학 공부를, 돈도 안 되는 논리학 공부를 취미랍시고 하고 있는지, 만약 재미를 위해 시작했다면 현재 이 공부가 즐거운지를 자문해봐야 합니다. 그렇지도 않은데 이 악물고 공부해봐야 그거 에너지 소모만 됩니다. 전공 또는 PSAT이나 LEET처럼 언어논리 관련 공부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 악물고 하는 게 당연하지만, 그것도 아닌데 이 악물고 한다면 그 강도가 아깝죠. 자신의 우선순위를 정해놓는 게 논리학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합니다.
저도 욕심이 과해서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아왔습니다만(사실 전공이 꿈이었기에 조급했습니다), 요즘 현실과 스스로를 냉정히 직시하고 취미로만 생각하고 있기에 관련된 스트레스는 많이 줄은 상황입니다. (제 경우는 패배자의 정신승리라고 해도 크게 틀리진 않습니다)
내용을 까먹어도 됩니다. 저도 늘 까먹습니다. 기본적인 것도 기억이 안 나서 다시 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도 취미니까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으니까 상관은 없지요. 그렇다고 완전 날로 먹자는 건 아니지만...
대강 이정도면 충분할 것 같네요. 그 이상은 자잘한 것들이라 생략해도 되겠습니다.
두 번째는 정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냥 읽고 넘어가는 거랑, 귀찮고 오래 걸리더라도 하나하나 따라서 직접 해보는 거랑은 정말 차이가 나더군요
수학도 특성 상 그렇지만, 논리학은 더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이너 갤러리의 정의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폐허와 같다는 의미인 걸까요. 무튼, 무척이나 인적이 드문 갤이지만 좋은 글과 자료가 많은 듯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