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판사의 모든 제자가 검사이다.
1은 자연스럽게 다음과 동치로 이해돼.
(2) 어떤 판사가 제자를 가지면 그 제자가 검사이다.
반면에 1을 다음과 동치로 이해하는 건 상당히 부자연스럽지(적어도 다수의 한국어 화자는 부자연스럽게 느낄 것임).
(3) 어떠한 판사의 제자이든지 간에 그 제자가 검사이다.
(4) 각각의 판사의 모든 제자가 검사이다.
왜 후자의 해석이 부자연스러운지 생각해 봤는데, 1의 '어떤'이라는 말이 3과 4에서는 한정의 기능을 잃어버리기 때문인 것 같음.
원래 'some' 혹은 'a' 판사에 관해 말하려고 했는데 'every' 혹은 'any' 판사에 관해 말하게 된 거지.
'어떤'이라는 말은 발화의 화제를 좁히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임.
굳이 판사 앞에 '어떤'이라는 말을 붙이는 건 자신의 진술이 '임의의(every, any)' 판사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일정한 수효의(some, a)' 판사에 해당한다는 신호이지.
후자의 해석은 이러한 기능과 충돌하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않은 것 같음.
물론 1이 '문장 구조상' 3과 4를 의미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음. 하지만 자연언어의 구조와 형식언어의 구조가 일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음.
부연하면, 3과 4의 해석에서는 '어떤'이라는 말을 쓰든 안 쓰든 의미가 없으므로, 굳이 이 말을 썼다는 화용론적 관점에서 1을 2로 이해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말. 물론 문법적인 관점에서는 반론의 여지가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자연언어의 의미가 결정되는 건 아니라서.
혹시 어떤이 보편양화로 쓰일 때도 있다는 글을 본 것 같은데 이거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