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명제결합자가 ∧, ∨, ¬, →, ↔, ⊥로 굳어지는 느낌이지만 예전에 쓰인 표기법이 지금 아예 안 쓰이는 것도 아니고, 딱히 안 쓸 이유도 없으니 알아봅시다.
1. 함축 연산자
본래 함축 연산자는 말굽기호 ⊃를 전통적으로 사용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함축 연산자는 다른 연산자에서 파생된 연산자입니다.
페아노가 산술의 공리를 확보할 때 모형화한 공리 체계에서, 문장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데 연산자 C를 썼었습니다.
p C q := 문장 p는 문장 q의 귀결(consequence)이다
이 역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C를 좌우반전시키면 Ↄ가 됩니다. 이걸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p Ↄ q := 문장 q는 문장 p의 귀결이다
근데 이건 그냥 함축을 의미하죠.
이 Ↄ 기호가 단순화된 것이 말굽기호 ⊃입니다.
그러나 논리와 집합을 함께 가르치는 커리큘럼에서, 진포함관계를 나타내기 위해 이미 말굽기호를 쓰므로 헛갈릴까봐 요즘은 안 쓰는 추세 같은데, 쓰는 책도 꽤 많습니다.
예컨대 집합을 아예 안 다루거나, 부분집합 관계인 ⊆나 ⊂만 사용하는 경우 그렇습니다.
그럼 요즘 쓰는 →와 겹화살표 ⇒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없습니다. 글 쓰는 저자 마음대로임.
국내에 수학과 1학년이 자주 썼던 린 교수의 집합론 교재에는 함축을 나타내는 표기로 홑화살표 →를 사용하고,
타당한 함축 ⊨(P→Q)를 나타내기 위해 겹화살표 P⇒Q를 사용했는데, 그게 널리 알려져서 사람들이 두 표기가 다르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그건 그냥 린 교수가 그렇게 쓴 거고, 다르게 쓰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를 시퀀트를 나타내고 →를 함축을 나타내기 위해 쓰는데, 반대로 쓰는 사람도 있어요.
그냥 저자 맘대로임.
2. 연언과 선언 연산자
원래 러셀이 수학원리에서 점을 찍어서 나타내는 표기법을 선호해서 처음에 철학계에서는 연언을 나타내기 위해 그냥 온점 . 을 썼었습니다.
근데 이 온점이 괄호 개수를 나타내기도 해서 (예를 들어, 괄호 두 개는 :, 괄호 세 개는 .:, 괄호 네 개는 :: 이렇게 표현함) 문장의 성질을 증명하기가 더럽게 되었죠.
그래서 그냥 온점을 쓰는 경우는 이제 거의 없습니다.
가운뎃점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대수적으로 연언이 선언과 묶어놓으면 곱셈과 비슷하게 작동하기도 해서 요즘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반면 meet와 join이라는 임의의 두 연산자가 duality로 묶여 있으면 lattice라는 대수적 구조를 형성하는데, 이 때 meet과 join은 서로 dual 관계를 형성합니다.
그래서 이 경우 선언의 dual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서로 뒤집힌 꼴로 쓰게 되면 요즘 쓰는 ∧, ∨가 됩니다.
이 두 기호는 격자를 다루는 다른 이론에서도 쓰고 논리학에서만 쓰는 것이 아닙니다.
&의 경우 라틴어 et(그리고)를 일반 책 조판에서 자주 쓰다 보니 활자공들이 활자 두 개 쓰기 귀찮아서 두 개를 하나로 합치는 과정에서 '그리고'를 나타내는 &가 도입되었습니다.
3. 부정 연산자
현재는 다들 ¬를 쓰죠? 원래 한참 전에는 ~나 -를 더 선호했는데, ~는 동치나 유사관계와 헛갈리고, -는 뺄셈과 헛갈릴 수 있어서 지금은 ¬로 씁니다.
물론 간혹가다 ~는 여전히 쓰는 것 같습니다.
글자 위에 선 긋는 표기법은 수학에서 켤레(complement)를 나타내기 위해 쓰던 표기법을 부정에도 그대로 쓴 것입니다.
실제로 고전논리에서 부정문은 긍정문의 켤레니까 그럴 수도 있는데, 부정이 중첩되면 표기가 위로 계속 쌓이게 되므로 요즘은 간단한 불 대수 조작할 때 쓰고 안 쓰는 듯 합니다.
4. 쌍조건문
↔와 ≡ 두 가지가 자주 쓰이는데, ≡의 경우 합동관계나 동치관계를 나타내기 위해 쓰는 경우가 있어서 요즘은 ↔를 논리학 교재에서 더 많이 쓰는 듯 합니다.
5. 전위표기법 시의 N, C, K, A, E 등의 연산자
우카시예비치가 도입한 괄호 없는 표기법으로, 연산자 풀네임의 앞글자를 따온 표기법입니다.
6. ||와 &&, !, ==
프로그래머들이 프로그래밍 언어 설계할 때 이해하기 편하면서도 남아도는 활자를 연산자에 할당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물입니다.(아마도?)
7. 양화사
큰 ∧, ∨의 경우 전칭이 ∧, 존재가 ∨를 일반화한 것으로 볼 '수도' 있어서 아예 다른 수학 영역에서처럼 ∧, ∨를 키워서 쓰는 경우가 있는데 권장할만한 표기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Π, Σ의 경우 누적 곱셈은 product, 누적 덧셈은 sum으로 나타내는데, 이걸 줄이면 각각 P, S가 되고, P와 S에 해당하는 희랍 문자가 Π, Σ입니다.
한국에서 전문용어 만들려면 한자 쓰듯이 거기는 희랍어랑 라틴어 씁니다.
앞에서 말했듯 전칭이 ∧, 존재가 ∨를 일반화한 것과 비슷하게 작동하는데, 연언/선언 표기 부분에서 언급했듯 둘다 각각 곱셈과 덧셈 '처럼' 작동해요.
그래서 이런 표기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x)와 (Ex)의 경우 철학계에서 자주 쓰던 표기법인데 괄호 개수도 많아지고 여러모로 성질 증명하기 귀찮아져서 요즘은 별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우와 정독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코어논리학 책에서는 부정연산자는 ~, and는 &로 통일하고 한정기호 도입할때는 반드시 소괄호로 감싸는데 인기 있는 표기법은 아니었군요
철학과에서는 인기 있는 표기법입니다. 수학과에서는 거의 안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