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 논리, 가능세계에 대해 질문 좀 드립니다.
우선 내년 수능을 준비하는 청년임을 밝힙니다. 잘 아시다시피 수능 독서 지문으로 가능세계가 나왔었습니다.
몇 달전 기출문제집을 통해 풀고 나서 혀를 내두를 만큼 어려움을 느꼈습니다(개인적으로 어떤 과학/기술/경제 지문보다 어려웠습니다).
나름대로 관련 텍스트를 읽고 이해를 시도해 보았지만 너무 어렵기만 합니다. 또한 언어철학 전공하신 서강대 교수님의 네이버 블로그를 찾아가 질문을 남겼지만 답변이 너무 짧아 이해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우선 제가 이해한 바를 상술하겠습니다. 다만 글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순번을 매겨서 이해한 핵심들을 나열하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질문 글을 남기겠습니다.
이해한 내용에서 틀린부분도 가감없이 지적하고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Ⅰ.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명제들은 양상개념들이 포함된 명제들이거나 적어도 참, 거짓과 관련하여 양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1> 2+3=5.
2> 문재인은 한국의 제19대 대통령이다.
위 두 명제는 모두 참입니다. 하지만 이 명제들의 양상적 성격과 관련해서는 전혀 다른 명제들이라고 합니다.
1은 항진명제 즉 필연적으로 참인 명제들이고, 2의 경우, 문재인이 낙선하고 홍준표가 당선되는 것을 상상할 수 있으므로
필연적이지 않은 우연적으로 참인 명제입니다.
Ⅱ.
양상과 양화의 동형성을 바탕으로 ~가능하다란 문장을 ~이 참인 가능세계가 있다고 해석한다.
이는 질적인 양상문을 양적인 양화문으로 바꾸어 다루기 수월해지게 된다.
그러니까 어휘의 내포에 포함되는 외연이 존재하듯, 양상문이 양화하는 대상을 ’세계‘로 가정함으로 구체적이고 이치를 잘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Ⅲ
양립가능은 두 명제가 동시에 참일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한다.
즉 둘 모두 참인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지의 논리적 가능성 여부를 묻고 있다.
1. 김계란은 운동을 잘 한다.
2. 김계란은 인성에 문제가 있다.
두 진술은 참일 수 있습니다. 둘 모두 참인 세계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랍 가능합니다.
반면, 두 명제가 동시에 참일 수 있는 논리적으로 상상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모순(둘 다 거짓도 불가)과 반대(둘 다 거짓은 가능)의 경우가 그렇다.
모순의 경우,
1. 김계란은 미혼이다.
2. 김계란은 기혼이다.
반대의 경우,
1. 김계란은 악하다.
2. 김계란은 착하다.
1. 가짜사나이는 김계란에게 이익이다.
2. 가짜사나이는 김계란에게 손해이다.
Ⅳ.
명제p = p가 참인 가능세계의 집합으로 정의 됩니다.
양상이 세계에 대한 양화로 치환되어 양화논리로 다룰 수 있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명제라는 추상물이 가능세계의 집합이라는 구체적인 실체로 치환되어 명제를 집합의 엄밀한 계산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질문1.
논의하고자 하는 명제로 한정해 보자면, 명제는 사실명제와 가능성의 명제(양상명제)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사실명제는 “~이다”, “있다” 따위의 서술어로 종결되고, 가능성의 명제는 “~할 수 있다”, “~이 가능하다”, “~이 필연적이다” 따위로 종결됩니다.
또한 제가 찾아본 자료에 의하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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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흔히 양상개념들이 포함된 명제들이나 이러한 명제들이 포함된 논증들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명제들은 그 참/ 거짓과 관련하여 양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언어적 표현에는 흔히 양상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수 있다.” “~필연적 사실이다.” “~가능성이 있다“ 등의 표현들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양상적 표현들이다.
-가능세계의 철학中- 손병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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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현대논리학에서 양상적으로 참/거짓을 분석한다고 할 때 사실명제와 가능성의 명제의 차이가 무엇인지요?
가령, ㄱ. 문재인은 한국의 제19대 대통령이다.
ㄴ. 다보탑이 개성에 있을 수 있다(=~가능성이 있다)가 있을 때
ㄱ은 사실명제이자 양상적 성격을 지닙니다. 그러니까 현실세계에서 참이라고 할지라도 그렇지 않을 논리적 가능성이 존재하고 따라서 우연적으로 참인 명제입니다. 한편으로 양상을 양화하여 수량적으로 표현한 것이 가능세계이고, 현실세계도 하나의 가능세계이기에 가능한 명제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닌지요?
왜냐하면 가능한 명제의 정의가 “적어도 하나의 가능세계에서 참일 명제”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ㄴ은 위 인용된 문장를 근거로 보자면 양상개념이 포함된 양상적 표현의 명제 즉 가능성의 명제입니다.
다보탑이 현실세계에서는 경주에 있지만, 다른 세계에서 개성에 있는 것은 논리적으로 충분히 상상 가능합니다.
따라서 양상적으로 참/거짓을 보자면 가능한 명제로 보여집니다.
또 다른 세계에서는 참이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두 문장이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요?
둘 다 가능한 명제, 즉 하나의 가능세계에서 참인 명제로서 동일한 명제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닌지요?
질문2.
질문1에서 상술한 인용문을 보자면 명제는 참, 거짓과 관련하여 양상적 성격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양상적 개념이 포함된 양상적 표현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는 사실명제 따위에서도 그 양상을 따질 수 있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적절하게 이해한 것이 맞는지요?
질문3.
제가 가지고 있는 –가능세계의 철학-미우라 도시히코의 책을 보면 □P/ ◇P란 두 기호가 나옵니다. 전자는 필연성, 후자는 가능성을 뜻합니다. 이때 해석은 ’명제p’라는 것은 필연적이다, ‘명제p‘라는 것은 가능하다로 해석한다고 합니다.
제가 질문한 1번과 2번이 옳다면 이때 명제p에는 양상적 개념이 포함된 양상적 표현의 명제들 뿐만 아니라 사실명제 역시 해당 기호의 사용이 가능한 것인지요?
가령 2+3=5이다를 □P 이렇게 나타낼 수 있고, 문재인은 한국의 제19대 대통령이다를 ◇P 이렇게 나타낼 수 있는 것인지요?
질문4.
위에서 말씀드린 질문1과 동일한 성격의 질문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수능 예시를 들어서 질문드립니다.
“개성에 다보탑이 있다”와 “개성에 다보탑이 있을 수도 있다”
이 두 명제가 사실명제/ 양상개념이 포함된 양상적 표현의 명제라는 것을 알았지만 결국 동일하게 가능한 명제라고 판단하여 서강대 교수님께 질문을 남겼습니다.
답변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하나는 사실명제이고, 다른 하나는 가능성의 명제입니다. <이 사과는 빨갛다>는 사실 명제이고, <이 사과는 빨갈 수 있다>는 가능성의 명제입니다.
도대체 왜 다른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
질문5.
“다보탑은 경주에 있다”와 “다보탑은 개성에 있다”는 반대관계라고 보이는데 맞나요?
둘 다 참인 세계를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둘 다 거짓인 세계는 논리적으로 상상 가능하다고 보여지기에 그렇습니다.
질문6.
“다보탑은 개성에 있을 수도 있다“와 수능지문이 나온 ”다보탑은 개성에 있을 수도 있었다“의 차이는 뭔가요? 에 대한 교수님의 답변.
여기에서 시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있다>라는 명제와 <...있었다> 명제는 논리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두 명제의 차이는 양상논리에서 전혀 없는 것인가요?
그러니까 두 명제 모두 다보탑이 개성에 있는 가능세계가 적어도 한 개 있는 가능한 명제들인 건가요?
질문7
교수님이 쓰신 글의 일부 내용
“다보탑은 경주에 있다”와 “다보탑은 개성에 있을 수도 있었다”는 모순이 아니다. 따라서 둘이 다 참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당시에 교수님께 보낸 저의 질문
“다보탑은 경주에 있다“는 가능적 명제입니다. 그러니까 현실세계에서 참이지만 우연적 참이고 현실세계가 가능세계중 하나이기에 경주에 있지 않을 가능성 역시 존재합니다.
”다보탑은 개성에 있을 수도 있었다“가 교수님이 말씀하신대로 ”다보탑은 개성에 있을 수도 있다“와 양상논리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면, 해당 명제 역시 우연적 참입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하나 이상의 가능세계가 실제 다보탑이 개성에 있는 것을 성질로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있기에 이 문장도 가능적 명제, 진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어떤 가능세계에서도 경주에 다보탑이 있는 경우와 개성에 다보탑이 있는 경우가 동시에 있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근데 교수님의 글 뿐만 아니라 수능 문제 역시 둘 다 참인 가능세계가 있다고 합니다. 다시말해서 양립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로 교수님과 대화를 마쳤습니다.
그래서 혹시 제가 생각이 미천하여 잘못 생각한 것은 아닌가 하여 이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다보탑은 개성에 있을 수도 있었다를 달리 말하면 어떤 이벤트 즉 신라에 똘이 장군이 왕에게 “타보탑을 개성에 지어주소서” 말을 하였고, 왕은 며칠을 고심하다 결국 경주에 지은 가능세계가 존재하기에 양립가능이라고 보는걸까?
하지만 이런 생각은 양립가능의 논리적 의미, 있었다와 있다의 시제 차이는 논리적으론 차이가 없다는 교수님의 답변, 가능세계에 대한 정의에 반하는 것임을 잘 알기에 자포자기 하였습니다.
저에게 양상 논리에 대해 잘 이해시켜 주실 분을 찾습니다.
논리학 고수님들, 미천한 수험생에게 빛과 소금이 되어 주세요...ㅠㅠ
사실명제의 양상적 특성과 가능성 명제는, 가능세계가 명제의 해석에서 개입하는지, 아니면 구문에 명시되어 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문재인은 한국의 19대 대통령이다(P)"는 ◇P라고 기술될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 질문자님은 P→◇P가 성립함을 가지고 '추론'을 하신 겁니다. 즉 "문재인은 한국의 19대 대통령이다"에서 하나의 가능성 명제가 도출되지만, 문장에서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없으므로 사실명제입니다.
P와 ◇P는 의미론적으로 전혀 다릅니다. P는 "현실세계에서 성립할 때" 참인 것이고, ◇P는 "굳이 현실세계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한 가능세계에서 성립할 때" 참인 것입니다.
각 세계는 각 문장에 관한 진릿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실세계(A)와 다보탑이 개성에 있는 가능세계(B)를 생각했을 때, "다보탑은 개성에 있다(Q)"의 진릿값은 A에서는 거짓, B에서는 참입니다. 자기 세계의 형편만 따지면 되니까요.
그런데 "다보탑은 개성에 있을 수 있다(◇Q)"라면, 자기 세계뿐 아니라 다른 세계의 형편 역시 살펴봐야 합니다. A세계에서는 B세계를 상상할 수 있고, 상상할 수 있는 세계 중에 적어도 하나에서 Q가 참이므로, A에서 ◇Q의 진릿값은 참입니다. 이것이 "경주에 있다"와 "개성에 있을 수가 있다"가 양립가능한 이유입니다.
양상논리와 양화논리의 analogy를 생각해 봤을 때, 오해하고 계신 부분이 대체적으로 "손흥민이 남자라는 명제는 남자인 손흥민이 존재하니까 존재명제이다. 한편 남자가 아닌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역시 존재명제이다. 그런데 어떻게 손흥민이 남자인 것과 남자가 아닌 사람이 존재하는 게 양립할 수 있는가?"와 비슷해 보입니다.
답변 너무 감사합니다. 하지만 송구스럽게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집에 들어가서 곱씹어보고 난 후에 이해하지 못한 부분, 궁금한 부분 질문 남겨도 될까요? 너무 이해하고 싶은데 주변에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독학으로 공부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해하는데 도와주신다면 카톡으로 설빙이나 투썸플레이스 선물하겠습니다.
ㅁㅁ님 답변이 다 맞음.
질문1,4,7과 관련하여 첨언을 해보자면 다음과 같은 유비가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지금 여기서 눈이 내린다'와 '지금 어디선가 눈이 내린다'를 비교해보자. 어떻게 보자면 '여기'도 '어딘가'니까 분명 서로 같은 점이 있긴 함. 하지만 전자가 후자에 비해 더 구체적이지. 전자는 후자를 함축하지만, 후자는 전자를 함축하진 않지. 그래서 동일하지는 못함.
같은 맥락에서 '지금 여기서는 눈이 안 내린다'와 '지금 어디선가 눈이 내린다'는 모순이 아님.
그리고 꼰대질이 될까봐 염려스럽지만, 수험의 목적을 위해서 이렇게 내용을 너무 파려고 하시는건 그리 수험에 도움이 되진 않을듯. 물론 이렇게 궁금증을 해소하는게 스트레스를 푸는 일환이 되면야 상관없지만.
원래 비문학지문은 학문적 정확성을 많이 추구하는 게 아니고, 딱제시되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정도의 정보들을 최대한 난해하게 주는 게 목표라 너무 깊게 파고들지 않는 걸 추천.
가능세계론이라는 게 항진명제(분석명제)라는 걸 생각하다가 나온 형이상학이라고 난 알고 있음. "노란 종이는 종이다" 같은 분석명제는 언어에 의해 참일수밖에 없는 반면 "노란 종이는 방안에 있다" 같은 종합명제는 실제세계를 참조해서 대조해봐야 하지.
이걸 형식적으로 표현하기 위한게 가능세계 의미론인데, (문법이나 의미 같은 건 공통적으로 정해져있다고 가정하고) 여러 세계들의 집합을 생각해서 이런 우연적인 종합명제들은 세계마다 다른 진릿값(참 거짓 여부)을 가진다고 생각해서 보면 가능하다, 필연적이다 같은 양상 표현을 논리학적으로 나타낼 수 있음이 밝혀진 것. 난 그렇게 이해함.
4번에 답하자면, 가능세계론적으로 해석할때 p(다보탑 운운)라는 주장은 "이 세계에서 p는 참이다"라는 뜻인데 반해, Diamond p 라는 주장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세계의 집합 중에 p가 참인 세계가 있다"라는 주장이 되는 것이라서 물론 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