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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죠?"


밤 11시, 회식이 끝났다. 나는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 중이었다. 택시 기사는 술에 취한 나 보다도 더 빨갛게 변한 얼굴로 쌍욕을 하기 시작했다.


"저 씨발년이 말이야? 80도로면 최소한 70은 밟아야 할 거 아냐?"


택시 기사의 말과 다르게 K5의 속도계는 시속 50km를 가리키고 있었다. 5분전 국도 1차선에서 시속 100km로 주행 중이던 택시 기사는 커브 길에서 나오자 마자 시속 60km로 주행 중인 모닝과 후방 추돌의 위기가 있었다.


"저 씨발 개호로년을 내가 오늘 단단히 교육 시켜야 쓰겄습니다! 지 혼자 연비 챙기겠다고 이기적으로 운전 하는 년들한테 쓴 맛을 보여줘서 다시는 도로에 못나오 게 해야! 그래야 한국도 교통선진국이 되는거에요!"


택시기사는 그 모닝을 기어코 교육 시켜야 한다며 모닝 앞에 수 차례 끼어들며 크루즈 모드로 속도를 낮추고 있었었다. 차량 앞유리 와이퍼는 비가 오지 않음에도 열심히 워셔액을 뒷차에 튕겨내며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아니 그건 모르겠고, 저사람 교육 시키는데... 제 돈이 나가잖아요 기사님"


나는 미터기를 가리키며 택시 기사에게 항변했다. 그러자 택시기사는 미터기를 끄며 말했다.


"그럼 요금은 여기까지만 받겠습니다. 계산은 있다가 해주시고요 계속 교육 진행하겠습니다."


어이가 없었다. 당혹한 표정으로 나는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


"기사님 마음은 잘 알겠는데 제 시간도 시간이잖습니까? 굳이 저런 걸 상대하셔야 할까요?"


택시기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저런 놈들은 아주 혼을 내야해요 손님! 그래야 도로가 깨끗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택시기사는 다시 모닝을 추월하며 크루즈 모드로 시속 50km를 맞추고는 나를 바라봤다.


"아니면 손님도 저 모닝년이랑 똑같은 부류십니까?"


나는 작은 깨달음을 얻고는 시트를 뒤로 뉘어 누운채로 대답했다.


"하아... 네... 교육합시다 좋으실대로 하십시요"


두 눈을 감자 K5의 요란한 배기음이 다시 한 번 귓가를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