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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에게 로스트아크는 무엇이야?



잠깐 스쳐 가는 유행일까, 



아니면 점유율로만 평가되는 하나의 상품일까.



혹은 업데이트 속도와 보상 효율로 재단되는 서비스일까.




적어도 나에게 로아는 그런 것만은 아니었어.




로아는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누군가가 정성 들여 만든 세계를 함께 거닐 수 있었던 공간이었고,



오늘은 조금 지쳐 접속하지 않다가도



내일은 문득 그 풍경이 그리워 다시 돌아갈 수 있었던 장소였어.






엘가시아의 빛을 처음 마주했을 때,



그 장면이 왜 그렇게 오래 마음에 남았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아.



그건 단순히 연출이 좋아서도, 음악이 웅장해서도 아니라



“이 세계는 아직 말을 걸고 있구나”라는 감각이 있었기 때문이야.



플레이어를 소비자가 아니라



이야기를 함께 완성하는 존재로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






그 시선의 중심에는 늘 학디가 있었지.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모두를 동시에 만족시키지 못해도 괜찮다고,



대신 한 번 약속한 방향만큼은 쉽게 꺾지 않겠다는 태도.





그 고집이 때로는 답답해 보였을지라도



그래서 이 세계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나는 생각해.




로아는 늘 말해왔어.



“할 거 없으면 쉬어도 된다”고.



그 말은 참 이상하게도



게임을 떠나게 만드는 말이 아니라



다시 돌아올 이유를 남기는 말이었어.






그래서 묻고 싶어.



너희들에게 로아는 뭐야?




효율이 떨어지면 버려야 할 게임이야?



순위가 내려가면 조롱해도 되는 대상이야?



아니면, 한때라도



너희가 웃고, 분노하고, 감탄하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눴던 시간의 조각이었어?






나에게 로아는



게임이 게임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증거였고,



누군가의 진심이 수치보다 오래 남을 수 있다는 사례였어.




그리고 그 중심에



끝까지 ‘낭만’이라는 단어를 포기하지 않은



학디가 있었어.






그러니 나는 아직도 로아를 믿어.



완벽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려 했기 때문에.





이제 다시 묻고 싶다.



너희들에게 로아는, 정말 아무 의미도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