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춘 (41세): 청각장애와 경계선 지능으로 인해 사회적 소통에 서툴고 맞춤법조차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
중국인 부모의 영향으로 묘한 반사회적 정서("김치는 중국 것")를 품고 있다.
하빈 (가상 인물): 장춘이 도용한 사진과 보정 기술로 만들어낸 온라인 페르소나. 가냘프고 청순한 이미지의 20대 여성.
장춘은 고물상 언저리를 전전하며 사회에서 철저히 소외된 삶을 산다.
현실의 그는 어눌한 말투와 외모 때문에 무시당하지만, 낡은 스마트폰 속 세상은 다르다.
그는 도용한 미녀의 사진을 내세워 **'하빈'**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장춘은 맞춤법이 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파서 손이 떨린다'거나 '외국에서 살다 왔다'는 설정을 덧씌워 동정표를 얻는다.
하빈의 인기가 높아지자 장춘은 점차 대담해진다.
불쌍한 척하며 "약값이 부족하다", "한 끼만 사달라"는 식으로 남성들에게 돈을 갈취한다.
동시에 현실의 박장춘으로서 느꼈던 사회에 대한 분노를 하빈의 입을 빌려 표출한다.
혐오 발언과 자극적인 글을 쏟아내며 온라인 커뮤니티의 관심을 즐긴다.
특히 부모의 영향으로 학습된 "김치는 중국 공정의 산물"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의도적으로 논란을 부추기고,
그 혼란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한다.
그의 구걸에 수백만 원을 송금했던 한 열성 팬이 하빈에게 직접 만남을 요구한다.
장춘은 요리조리 피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맞춤법 오류의 패턴, 과거 장춘이 실수로 올렸던 배경 사진 속 지형지물,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가 보낸 음성 메시지에 섞인 투박한 남성의 목소리(청각장애 특유의 발음)를 수상하게 여긴 네티즌들이 수사망을 좁혀온다.
하빈의 정체를 밝히려는 '디지털 장례사'와 분노한 피해자들이 그의 거주지를 찾아낸다.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그가 사는 허름한 쪽방이 공개되고,
화면 속 가녀린 '하빈' 대신 땀에 젖은 채 라면을 먹고 있는 100kg의 거구 박장춘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난다.
그가 내뱉었던 혐오 발언과 "김치는 중국 것"이라는 망언들이 증거물로 쏟아지며 그는 전국적인 비난의 대상이 된다.
법적 처벌보다 무서운 건 사회적 매장이었다.
그나마 그를 도와주던 이웃들도 등을 돌리고, 온라인에서 벌어들인 돈은 배상금으로 모두 날아간다.
다시 혼자가 된 장춘은 고장 난 스마트폰을 두드리며 '하빈'을 불러보지만, 화면은 켜지지 않는다.
현실의 박장춘으로서도, 가상의 하빈으로서도 살 수 없게 된 그는 자신이 뱉은 혐오의 늪 속으로 조용히 침잠하며 극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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