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열한 거리]: 8평 단칸방의 키보드 워리어

지능도, 외모도, 청각도 신에게 버림받은 복춘.

그는 세상의 모든 멸시를 몸으로 받아내는 '인간 샌드백'이다.

하지만 전원을 켠 모니터 속에서 그는 다시 태어난다.

띄어쓰기 하나 못 하던 손가락이 '하빈'이라는 이름표를 다는 순간, 세상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독설의 칼날로 변한다.


2. [친절한 금자씨]: 그녀의 패드립은 멈추지 않는다

복춘은 하빈의 명의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피로 물들인다.

"너네 엄마 안부 좀 물어봐도 될까?" 고졸 여자의 탈을 쓰고 내뱉는 선을 넘은 비하와 패드립에 네티즌들은 열광하고 분노한다.

현실에선 알아듣지 못할 소리로 중얼거리던 그가, 넷상에선 수만 명의 혈압을 올리는 '혐오의 아이콘'으로 군림한다.


3. [추격자]: 좁혀오는 신상의 굴레

하빈의 악행이 도를 넘자 분노한 네티즌들이 '살인적인' 추적을 시작한다.

복춘이 무심코 올린 사진 속의 낡은 벽지, 중얼거림이 섞인 독특한 비문(非文)들이 단서가 된다.

"야, 하빈 너 39살 먹은 복춘이지?" 모니터 너머로 들려오는 조롱 섞인 확신에 복춘의 손가락이 떨리기 시작한다.


4. [지옥]: 가면이 벗겨진 짐승의 시간

결국 실시간 라이브를 통해 복춘의 집과 외모가 전 국민에게 생중계된다.

하빈의 발랄한 목소리를 상상했던 이들은, 모니터 앞에 앉아

침을 흘리며 괴성을 지르는 뚱뚱하고 추한 복춘의 모습에 구역질을 느낀다.

하빈을 추종하던 이들은 이제 복춘의 집 앞에 돌을 던지는 사냥꾼으로 돌변한다.


5. [파묘]: 돌아갈 곳 없는 영혼의 안식처

법적 처벌보다 더 무서운 것은 '하빈'이라는 자아의 완벽한 사망이다.

감옥 안에서도 그는 여전히 손가락을 까닥이며 하빈으로서 댓글을 다는 시늉을 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간수들의 발길질과 죄수들의 비웃음뿐.

복춘은 자신이 판 가상의 무덤 속에서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한 채, 미친 듯이 벽을 긁으며 중얼거린다.



3ca9c432abd828a14e81d2b628f1726eceeb56a446


3ca9ca3cffc822bc74f1dca511f11a390b4702d83c97bba8cc92


ae583477abd828a14e81d2b628f1756cf1f5c16cc2


ae583474abc236a14e81d2b628f1706f914f4b16


a15714ab041eb360be3335625683746f0253452dd6a6ec89d63366f79e15ce683bd58bb855543394023e8be4789c34e78a74f132


2aac9e2cf5d518986abce8954482706b500a4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