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아쿠아리움의 수의사 진우는 육지에서 도망치듯 내려온 자발적 아웃사이더다. 어느 날, 단골 국수집에서 귤껍질로 정교한 성을 쌓고 있는 여름에게 한눈에 반하고, 두 사람은 꿈같은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다음 날 다시 만난 여름은 진우를 파렴치한 취급하며 외면한다.
알고 보니 여름은 1년 전 불의의 사고로 자고 일어나면 어제의 기억이 삭제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 그녀의 시간은 사고 당일인 '비 오는 화요일'에 멈춰 있다.
딸의 상처를 막기 위해 아버지는 매일 같은 신문을 구하고 똑같은 찌개를 끓이며 '어제의 연극'을 이어가고 있었다.
진우는 이 무모한 연극에 동참하는 대신, 매일 아침 그녀를 새롭게 유혹하기로 결심한다.
때로는 길 가다 차가 고장 난 낯선 이로, 때로는 카페 옆자리의 매력적인 남자로. 진우의 진심 어린 공세에 여름의 마음도 매일 새롭게 열리지만, 기억의 리셋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온다.
결국 진우는 여름이 매일 아침 직면해야 할 슬픈 진실을 담은 '오늘의 비디오'를 제작한다. "당신은 사고를 당했고,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라는 고백과 함께. 매일 아침 울면서 시작하지만, 매일 저녁 진우와 다시 사랑에 빠지는 여름.
하지만 진우에게 해외 연구직이라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오고, 여름은 자신이 진우의 인생에 짐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를 밀어내려 하는데...
장덕은 공포에 질려 숨을 헐떡인다. 고도비만인 몸을 간신히 움직여 문 밑 틈을 살피는데, 문밖에서 여러 명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들리지 않는 귀에도 문을 걷어차는 듯한 진동이 발바닥을 타고 전해진다. 장덕은 구석에 몰린 쥐처럼 덜덜 떨며 다시 책상 앞으로 기어간다. 화면 속 ‘하빈’의 예쁜 얼굴은 이제 비웃음처럼 보이고, 장덕은 마지막 발악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장덕: (타이핑) "살려주세요, 제발 잘못했어..." 쿵! 문고리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벌컥 열린다. 장덕은 고개를 돌리지 못한 채, 모니터에 비친 낯선 사내들의 험악한 얼굴들을 마주한다. (이후 장덕의 비명 섞인 소동이 이어지며 화면 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