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버거가 존재한다.
입안이 얼얼할 만큼 매운 것도, 감당하기 힘들 만큼 두꺼운 패티를 자랑하는 것도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인생 버거를 말하며 유명한 브랜드의 이름을 나열하지만,
나의 세계에서 그들은 단 한 번도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다.
나의 영웅은 오직 하나, 햄버거 번의 경계를 당당히 허물고 삐져나와 있던
그 길다란 통다리살 패티였다.
포장지를 벗기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네던 그 강렬한 후추 향.
코끝을 툭 건드리는 그 알싸한 향기는 단순히 식욕을 돋우는 신호가 아니라,
"한 주 동안 참 잘 버텼다"고 다독여주는 위로의 언어였다.
한 입 베어 물면 터져 나오던 촉촉한 육즙과 바삭한 튀김옷,
그 뒤를 이어 아삭하게 씹히던 양파와 피클의 청량함,
그리고 그 모든 불협화음을 하나의 완벽한 선율로 합쳐주던 특유의 하얀 소스.
나는 그 맛을 보며 다짐했었다.
이 작고도 거대한 행복을 매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나는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더 많이 벌어야겠다고.
티렉스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나의 비릿한 야망이자 가장 순수한 낙이었다.
이제 메뉴판 어디에도 당신의 이름은 없다.
다른 이름을 내걸고 나온 신메뉴는 그저 흉내일 뿐,
나의 코끝을 기억하게 했던 그 후추 향도, 마음을 채워주던 그 소스의 묵직함도 재현하지 못한다.
나의 일주일을 지탱하던 한 축이 무너진 오늘,
나는 당신이 남긴 그 치열했던 맛의 기억을 추억하며
텅 빈 메뉴판 앞에 서 있다.
고마웠다, 나의 티렉스.
당신을 먹기 위해 열심히 살고 싶어 했던 그 마음만은
내 안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대신 맛있는 좆착맨버거를 드리겠습니다.
근데 롯데리아 홈피엔 아직도 티렉스 있음 ㅋㅋ
ㄷㄷㄷㄷㄷ신기하네 - dc App
소설 잘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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