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호(45) 는 매주 헛된 꿈을 꾼다.

김창호는 서울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작업현장에서

자재를 나르며 하루를 이어가는 일용직 노동자이다.

그는 매주 5천원치 로또를 사며 작업시간 내내

로또 1등만 되면 이 톱니바퀴 같은 삶을 때려친다며,

로또 1등이 되면 여기서 완공되는 아파트를 사고

남은 돈을 조금씩 아껴쓰며 노후를 보내겠다는

꽤나 구체적인 생각을 한다.

자식새끼인 김형석(16) 에 대한 투자는 안중에도 없다.

그는 토요일에도 일한다. 오늘이 당첨 발표일이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를 부린다.

이제 8시 40분이다. 그는 퇴근시간이 되었지만, 집에 들어가면 공장에서 통조림을 만드는 이영선(44) 씨의 잔소리에 시달려야 한다.

작업소장의 사무실에 앉아 믹스 커피를 마시며
로또 추첨 방송을 본다.

"에이 씨발, 내가 다시는 로또사나 봐라."

종이컵에 로또 용지를 꾸겨넣으며 집구석에 들어간다.


그는 곧 다가올 월요일에, 복권방을 기웃거리며
814만분의 1이라는 확률에 일주일을 견디며
톱니바퀴 같은 삶을 이어나갈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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